지난달 3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 아웃'에서 권광민이 타격 테스트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외야수 권광민(24·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은 KBO리그 구단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신인 드래프트에 무난하게 호명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광민은 오는 13일 예정된 KBO리그 2차 신인 드래프트의 '뜨거운 감자'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10개 구단 스카우트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트라이아웃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독립리그에서 뛰는 선수, 마이너리그 유턴파 등이 드래프트 전 프로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기량을 평가받는 자리다. 올해 6명이 지원했다.
권광민은 '실패한 마이너리거'다. 장충고 졸업반이던 2015년 8월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컵스는 그의 잠재력을 인정해 120만 달러(14억원)의 많은 계약금을 안겼다. 하지만 미국 생활은 약 3년 만에 끝났다. 타격 부진이 심각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이 0.212(335타수 71안타)다. 2017년 루키리그에선 타율 0.169를 기록했다. 주로 활동한 무대가 마이너리그 최저 레벨(루키리그, 하위 싱글A)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부진이 더 두드러졌다. 2018년 겨울 절치부심하며 도전한 호주리그에서도 2할대 초반 타율로 고전했다. 결국 이듬해 3월 컵스에서 방출됐다. 10억원 넘게 투자한 유망주를 빠르게 포기했다는 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작게 봤다는 의미다.
권광민은 KBO리그 입성이 유력하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A 구단 관계자는 "3라운드 안에는 지명될 것"으로 전망하며 "트라이아웃에선 연습량이 부족해서인지 타격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그래도 기본적인 재능이 있고 다른 선수들보다는 완성도가 높다. 마이너리그지만 프로의 맛을 보지 않았나. 병역을 해결했다는 것도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 아웃'에서 권광민이 수비 테스트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권광민은 컵스에서 방출된 뒤 곧바로 입국해 현역으로 병역을 마쳤다. 방출 시점이 빨랐던 만큼 다른 '마이너리그 유턴파'보다 좀 더 어린 나이에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민다. 2018년 9월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에 지명된 이학주는 당시 28세였다. 같은 해 KT 유니폼을 입은 이대은은 스물아홉 살이었다. B 구단 관계자는 "병역을 해결했기 때문에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 일반적인 대졸 선수와 나이 차이가 크지 않다. 지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계약금이 필요 없다는 점도 구단 입장에서 장점이다. 현행 규약상 '마이너리그 유턴파'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될 경우 입단 계약금을 받지 못한다. 구단은 첫 시즌 최저 연봉(3000만원)만 지급하면 돼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C 구단 관계자는 "지명에 엄청난 영향까진 아니더라도 계약금이 없다는 건 고려할 만한 대상이다. 권광민은 다른 구단에서도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