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38라운드 최종전에서 포항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임상협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팔로세비치와 조영욱이 연속 골을 터트려 뒤집기에 성공했다. 승점 47(46득점)을 기록한 서울은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47·38득점)와 승점이 같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7위에 올랐다. 지난해(9위)보다 두 계단 오른 순위다.
올 시즌 서울의 여정은 험난했다. 박진섭 감독이 부임했으나 9월까지 최하위(6승7무14패)에 머물렀다. 지난해 복귀했으나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한 기성용이 회복했고, 나상호와 팔로세비치를 보강해 기대를 모았지만 실망의 연속이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지동원과 가브리엘까지 합류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결국 팬들의 침묵 시위 속에 박진섭 감독이 팀을 떠났다.
위기에서 팀을 맡은 안익수 감독이 팀을 바꿨다. 안 감독은 선수들의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스위칭 플레이를 요구했다. 이태석, 강성진 등 젊은 선수들의 활용도를 높였다. 역동적인 축구를 하면서 재미와 승리,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파이널A 진입엔 실패했지만 37라운드 강원FC전 무승부로 여유있게 1부 잔류를 확정지었다. 이어 파이널B에서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특히 전반기에 득점이 없었던 조영욱(8골)이 살아나고, 침체에 빠졌던 팔로세비치(10골)까지 살아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안 감독 부임 이후 성적은 6승 4무 1패. 19득점 10실점으로 내용도 훌륭했다. 서울 팬들은 '오직익수' '익버지(익수+아버지)' 등 찬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해피 엔딩’이라고는 할 수 없다.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는 기업구단에 걸맞는 성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4시즌 동안 벌써 세 번이나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왔다. 라이벌 수원 삼성이 이른바 ‘매탄소년단’을 앞세워 젊은 팀으로 변신한 것과 달리 여전히 선수 평균 연령이 높다.
서울과 3년 계약을 맺은 안익수 감독은 입버릇처럼 구단의 '브랜드 가치와 '프라이드'를 이야기했다. 안 감독의 말대로 파이널A 진출, 그를 뛰어넘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쟁에 도전해야 한다.
강원은 김대원의 멀티골을 앞세워 성남을 2-1로 이겼다. 최용수 감독이 부임한 지 두 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11위 강원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대전하나시티즌과 격돌한다. 리그2 강등이 결정된 최하위 광주는 인천과 1-1로 비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