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미니스톱을 인수하고 상반기 사장단 회의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위기를 헤쳐 나갈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일 열렸던 상반기 VCM(사장단 회의)에서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창출하는 데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항상 새로운 고객을 어떻게 얻을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해 달라"며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생각해왔던 성과의 개념도 바꾸겠다"며 매출과 이익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만족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사장단에 주문했다.
미니스톱도 새로운 고객 찾기의 일환이다. 21일 롯데는 편의점 업계 5위 한국미니스톱을 매입하며 ‘편의점 빅3’ 체제를 구축했다. 롯데지주는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취득액은 3133억6700만원이고, 예정일은 다음 달 28일이다.
롯데는 이번 인수로 한국미니스톱의 2600여개 점포와 12개 물류센터를 확보했다. 이로써 롯데는 세븐일레븐과 한국미니스톱 매장 수 1만4000여개를 구축하게 됐다. 이로써 1만6000여개 안팎인 GS25·CU와 함께 ‘빅3 체제’를 공고히 했다. 롯데는 “유통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위기 돌파구 마련을 위한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그는 “일방향적 소통을 하는 경영자인가, 아니면 조직원의 공감을 중시하는 경영자인가”를 물었다. 혁신의 리더십을 역설한 그는 리더가 갖춰야 할 세 가지 덕목으로 어렵더라도 미래를 이해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수 있는 통찰력,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길이더라도 과감하게 발을 디딜 수 있는 결단력, 목표 지점까지 모든 직원을 이끌고 전력을 다하는 강력한 추진력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식품, 쇼핑, 호텔, 화학 등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롯데지 및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해 올해 경제·산업 전망을 공유하고 그룹 경영 계획과 사업 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지난해 신설된 디자인경영센터는 운영 원칙으로 '디자인이 주도하는 혁신'을 발표하고 디자인 조직 역량 강화 방안 등을 제시했다.
VCM에 앞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개소식이 열렸다. 롯데인재개발원의 리뉴얼도 신 회장의 혁신 의지가 담겨있다. 혁신을 주도할 인재 개발과 확보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는 롯데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개인 재산으로 매입한 부지를 기부하면서 1993년에 만들어진 롯데의 인재육성시설이다. 2019년 8월부터 1900여억원을 투입, 재건축을 시작해 지난해 9월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