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상태에서 앞으로 14일을 더 버틸 수 있을지, 올림픽 대회를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요ㅠㅠ"
벨기에의 여자 스켈레톤 선수인 킴 메일레만스(26)는 SNS 영상에서 이같은 말을 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달 30일 베이징 도착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지정된 호텔에 격리 조처됐기 때문이다.
호텔 격리 뒤 사흘 동안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옌칭 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음성 판정을 받아 선수촌에 갈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지만, 그는 또다른 자가격리 지정호텔로 옮겨졌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코로나19 증상이 사라지고, 연속으로 2번 음성 반응이 나와야 선수촌에 갈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메일레만스는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려 "올림픽에 나설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그는 가쁘게 숨을 쉬고 불안감과 공포에 떨며 면서 연신 눈물을 흘렸다.
다행히 구조 조치는 빠르게 이뤄졌다. 그의 '눈물 영상'이 SNS에서 빠르게 확산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재빨리 개입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영상을 올린 지 하루 만에 옌칭 선수촌에 입성할 수 있었다.
IOC는 메일레만스를 옌칭 선수촌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선수촌에 남은 1인실이 없었기 때문에 임시로 호텔을 배정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올라프 슈팔 벨기에 올림픽 선수단장은 "우리의 주된 목표는 메일레만스를 가능한 한 빨리 옌칭 선수촌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며 "이 목표가 성공적으로 달성돼 기쁘다. 우리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올림픽의 주인공이 선수라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클라우 IOC 대변인은 "메일레만스가 현재 올림픽 선수촌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며 "모든 노력이 성공적인 해결로 이어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메일레만스는 선수촌에 입성했지만 자유로운 생활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1인실에 머물며 식사를 혼자 해야 하고, 훈련도 혼자서 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적어도 난 선수촌 안에 있다"며 "훨씬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메일레만스는 첫 올림픽이었던 2018년 평창 대회에서 14위에 그쳤지만, 이번 베이징 대회 에선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동메달 1개를 수확했으며, 최근 6차례 레이스에 5번이나 6위 안에 들며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여자 스켈레톤 공식 연습은 다음 주부터 시작하고, 경기는 12일부터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