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가 세계인 앞에 자신의 의지를 드러냈다. '핫핑크' 헤어를 감추지 않았다.
20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식이 4일 밤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참여 인원과 행사 시간이 대폭 축소돼 진행된 이 날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은 73번째로 입장했다. 선수 11명, 임원 28명이 참가했다.
곽윤기는 한국 선수단 기수로 나섰다. 쇼트트랙 팀 동료 김아랑과 함께 태극기를 맞잡고, 자신감 있는 표정을 보여줬다.
곽윤기는 개막 직전 훈련을 마치고 고민 한 가지를 전했다. 현재 자신의 머리색이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을 향한 인식이 곡해될까 우려했다. 그는 "털모자를 쓰고 (기수로) 나설지 고민"이라고 했다.
지난달 5일 개막 30일을 앞두고 열린 동계올림픽 미디어데이에서는 금발로 나섰던 그는 베이징 입성이 임박해 분홍색으로 머리를 물들였다.
곽윤기는 12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계주 은메달을 이끌었다. 당시 붉은 머리색과 인기 유행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곽윤기는 파격적인 컬러로 염색한 이유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 이번 대회를 치르고 싶었다. 밴쿠버 대회 때는 빨강색으로 염색을 했는데, 미용실에서 '요즘에는 촌스러운 색깔'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핑크로 했다. 나만 의지를 다지고 아는 게 아니라, 많은 분에게 내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그리고 한국 선수단은 그런 패기 넘치는 기수의 뒤를 따라 입장했다.
개막식은 예고대로 여러 부문에서 축소됐다. 선수단 입장 전 펼치는 퍼포먼스도 조촐했다. 하지만 2008 하계올림픽 이후 14년 만에 자국에서 치르는 세계인의 축제에 중국인들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코로나 시국 탓에 관중 입장이 극소수로 제한될 것으로 보였지만, 이날은 어림잡아 3만 명은 입장했다.
선수단 입장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개회 선언이 이어졌다. 선수, 심판, 지도자의 대표 선서에 이어 아동 600명이 눈꽃 송이를 표현한 마지막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하이라이트는 성화 봉송.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을 빛난 선수들이 한 명씩 주자로 나섰다. 새 시대를 대표하는 2000년대생 남녀 선수 한 명씩 성화를 이어받은 후 점화, 베이징 하늘을 밝혔다. 파격적인 점화 방식을 예고한 개막식 총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