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수노조가 구단과의 분쟁에 연방정부가 '중재자'로 개입하는 것을 거부했다.
선수노조는 5일(한국시간) "구단이 노조에 '새로운 제안을 하겠다'고 약속한 지 이틀 만에 태도를 바꿔 노조와의 협상을 거부하고 연방중재조정기구의 중재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냈다"며 "선수노조 이사회는 구단의 요청을 거부하기로 했다. 공정한 합의를 이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는 것이다. 제3자의 개입은 반대한다"고 성명서를 냈다.
하루 전인 4일 MLB 사무국과 구단은 "선수노조와 합의점을 찾기 위해 연방중재조정기구에 중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방중재조정기구는 노사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방법 등을 제안하는 독립기구로, 미국 연방정부가 1947년에 설립했다.
이 기구가 중재에 나서려면 노사가 모두 동의해야 한다.
MLB 선수노조가 연방중재조정기구의 개입을 거부하면서 정부 기관의 중재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던 구단의 계획은 무산됐다.
MLB 구단은 선수노조와의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CBA)을 개정하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2일 직장폐쇄를 택했다.
구단과 선수노조는 자유계약선수(FA) 취득 기간, 부유세 및 최저 연봉 조정, 포스트시즌 확대 방안 등을 놓고 대립 중이다.
직장 폐쇄 이후 MLB 노사는 4차례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선수노조는 "우리는 언제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P통신은 "선수노조가 연방중재조정기구의 개입을 거부하면서 예정된 시점에 2022시즌을 개막할 가능성이 점점 줄고 있다"고 논평했다.
애초 MLB는 오는 17일에 스프링캠프를 열고, 4월 1일 정규시즌을 개막할 예정이었다.
스프링캠프 축소와 연기는 피할 수 없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은 "2월 말 또는 3월 초까지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4월 1일에 정규시즌을 개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MLB 직장폐쇄가 길어지면서 코리안 메이저리거도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구단 시설을 사용할 수 없어서 '친정팀' 한화 이글스가 스프링캠프를 연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훈련 중이다.
김광현은 MLB 구단이 FA 협상을 중단한 탓에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한 채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