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KT 위즈와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을 사실상 1.8군으로 소화했다. 지난 2일 개막전에선 1군 선수 6명(야수 3명·투수 3명)이 코로나19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엔트리 등록이 불발됐다. 이튿날에는 개막전을 뛰었던 내야수 김상수와 외야수 김동엽이 같은 이유로 1군에서 빠졌다. 구단은 선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밝히지 않는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컨디션 난조 탓"이라고 강조했지만, 감염으로 인한 후속 조치라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확산이다. 삼성은 최근 선수단 대상으로 코로나 전수 검사를 했다. 공교롭게도 검사 전후 경기에서 빠진 선수가 나와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코로나19 감염 의심 선수들이 1군 경기를 뛴 만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렵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확진자가 얼마나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제 괜찮다가 오늘 좋지 않을 수 있고 '앞으로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리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도 가급적 리그를 중단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한 팀에서 소속선수와육성선수 등 대체 인원을 모두 활용해도 28명의 엔트리(포수 2명 포함)를 구성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해당 경기가 순연된다. 만약 선수가 확진될 경우 코로나19 특별 부상자 명단에 올리고 대체 인원으로 교체해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동시에 3개 구단 이상에서 28명 엔트리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만 긴급 이사회(퓨처스리그의 경우 긴급 실행위원회)를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삼성으로선 1군 선수 8명을 1.5군 혹은 2군 자원으로 대체해 시즌 초반 일정을 치러야 한다.
삼성은 3일 열린 KT전을 6-5 역전승으로 장식, 개막전 패배를 설욕했다. 8회까지 0-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9회 초 대거 6득점 해 경기를 뒤집었다. 이태훈·김재혁·최영진을 비롯한 백업 자원들의 활약 속에 한 시름 놓았지만 얼마나 상승세가 유지될지 예상이 쉽지 않다. 그만큼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1군 주축 자원들이 빠지니 타선의 무게감이 헐거워질 수밖에 없다. 당장 5일부터 시작되는 두산 베어스와 원정 3연전 선발 라인업을 짜는 것부터 고민이다.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마운드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자가 나왔고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대체 선발까지 1군 엔트리에 빠져 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임시방편으로 공백을 채워야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 이탈자가 나오면 경기를 소화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코로나 특성상 추가 이탈자가 나오는 것도 고려해야 하는 데 삼성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