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빈약한 득점 지원 속에 승수 쌓기 페이스가 더딘 드류 루친스키. IS 포토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34·NC 다이노스)에 대한 NC 타자들의 외면이 계속되고 있다.
루친스키는 지난 1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3탈삼진 1실점(비자책) 쾌투했다. KBO리그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종전 11개)을 경신하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1-1 동점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NC는 8회 초 폭투로 결승점을 허용, 1-2로 패했다.
루친스키는 한화전이 끝난 뒤 시즌 평균자책점을 0.92까지 낮췄다.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26명의 투수 중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인 선수는 루친스키와 찰리 반즈(27·롯데 자이언츠·0.65) 둘 뿐이다. 선발 등판한 6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할 정도로 안정감이 대단하다. 피안타율(0.205)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0.87) 모두 수준급. 하지만 승수 쌓기 페이스가 더디다. 반즈가 벌써 5승(무패)을 챙긴 것과 달리 시즌 승리가 2승(2패)에 그친다.
루친스키의 발목을 잡는 건 빈약한 득점 지원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루친스키는 올 시즌 경기당 득점 지원(R/G·선발 투수가 던진 이닝까지의 득점)이 1.50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하위 4위. 팀 동료 송명기(3.00) 웨스 파슨스(2.80)와 비교해도 낮다. NC는 팀 타율이 0.227로 좋지 않은데 유독 루친스키 등판 날에 부진이 두드러진다. 0점대의 낮은 평균자책점에도 1승 올리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루친스키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장수 외국인 선수'다. 2019년 첫발을 내디딘 이후 올해가 네 번째 시즌. 2020년에는 19승을 기록해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그해 한국시리즈 성적이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9. 지난해에도 15승을 올리며 공룡군단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속 150km까지 나오는 포심 패스트볼에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커브, 포크볼까지 다양하게 던진다. 성적만큼 연봉도 꾸준히 올랐다. 올 시즌에는 계약 총액이 200만 달러(25억원·계약금 30만, 연봉 160만, 인센티브 10만)로 외국인 선수 중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개막 후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