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의미를 담은 ‘무릎 꿇기’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 데일리메일 등 현지 매체의 2일(한국시간) 보도를 종합하면, EPL 클럽 주장들이 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무릎을 꿇는 반인종차별 제스처의 시행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매체들에 따르면 해당 퍼포먼스가 영향을 잃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BBC는 “EPL 20개 구단 주장들은 이미 한 차례 관련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PL 선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리그가 중단됐다가 2020년 6월 리그가 재개된 이후 킥오프 전 무릎을 꿇고 있다. 이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행동이다.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흑인에 대해 경찰의 진압이 과잉됐다면서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의례를 거부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전 세계 스포츠 현장 곳곳에서 한쪽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는 계속됐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종차별은 계속됐다. 한국 선수도 피해자다. 손흥민(토트넘)도 지난해 소셜미디어(SNS)에서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고, 황희찬(울버햄튼)은 지난 1일 SC 파렌세(포르투갈)와 프리시즌 경기 도중 상대 팬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무릎 꿇기’가 인종 차별을 근절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단을 선언한 경우도 있다. 윌프리드 자하(크리스털 팰리스)는 지난해 "무릎을 꿇든 서 있든 상관없이 우리 중 일부는 여전히 학대를 받고 있다"며 퍼포먼스 동참을 거부했다. 브렌트퍼드, 퀸스파크 레인저스 등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 속해 있던 일부 구단들도 더는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BBC에 따르면 EPL 사무국은 '무릎꿇기' 퍼포먼스 지속 여부에 관해 선수들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6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아스널의 2022~23시즌 EPL 개막전에 앞서 공식 발표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