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전만 해도 한국이 주름 잡았던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으로 올라선 중국 CATL이 한국 3사의 총매출을 뛰어넘고 있다.
13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BEV·PHE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한 435만대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판매된 전기차용 배터리(팩 기준) 매출 총액은 427억3000만 달러(약 58조7000억원)였다.
중국 CATL이 130억 달러(약 17조9000억원)로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국내의 선두주자 LG에너지솔루션은 58억4000만 달러(약 8조원)로 14%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어 3위 중국 BYD(5조3000억원·9%), 4위 삼성SDI(4조1000억원·7%), 5위 일본 파나소닉(3조원·5%), 6위 SK온(2조8000억원·5%) 등의 순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매출액은 108억9000만 달러(약 15조원·26%)로 중국의 CATL보다 매출이 적었다.
불과 2년 전인 2020년 상반기에만 해도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이 23.1%로 세계 1위였다. 당시 CATL과 BYD의 점유율은 각 22.7%, 5.7%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만에 전세가 뒤집혔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점유율이 23.1%에서 14%로 내려왔다. 반면 CATL은 22.7%에서 7.3% 오른 30%를 달성했고, 중국 2위 BYD도 3.3%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중국의 상위 2사의 점유율이 39%까지 오른 반면 국내 3사의 점유율은 26%까지 떨어졌다.
업체별 평균 배터리 팩 판가는 삼성SDI가 kWh당 183달러로 가장 높았다. 이는 삼성SDI가 배터리 평균 판가가 높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용 판매 비중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주로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의 판매가격 영향으로 평균 판가(kWh당 112달러)가 가장 낮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kWh당 평균 판가는 LG에너지솔루션 150달러, CATL 125달러, SK온 119달러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자국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외형이 커졌다”며 “기술력을 앞세운 국내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배터리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