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타자의 반등.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는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공통 화두다.
정규시즌 4위 KT와 5위 KIA가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른다. 4위 KT는 어드밴티지 1승을 얻고 시작한다. KIA는 2승을 거둬야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할 수 있다. KT는 정규시즌 13승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한 국내 투수 소형준, KIA는 9~10월 등판한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9를 기록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션 놀린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KT가 10승 1무 5패로 앞섰다. 이번 시리즈가 열리는 홈구장(수원KT위즈파크)에서 5승(1무 2패)을 거두며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분위기는 KIA가 더 좋다. 시즌 막판 위기를 딛고, 5위를 지켜내며 상승세를 탔다. KT보다 최종 순위를 빨리 확정한 뒤 충분히 휴식했다. 여유 있는 마운드 운영이 가능하다.
KT에는 악재가 있다. 올 시즌 홈런왕(35개)을 차지한 4번 타자 박병호가 오른쪽 발목 부상 여파로 선발 출전이 불투명하다. 지난 7일 한 달 만에 복귀했지만, 세 경기 연속 대타로만 나섰다. 주루와 수비가 어려운 상황이다.
KT는 11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최종전에서 5-6으로 역전패하며 3위 수성에 실패했다.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까지 내주면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KT의 간판타자 강백호(23)의 어깨가 무겁다. 박병호가 선발 출전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가 제 몫을 해줘야 KT의 득점력이 높아질 수 있다.
지난 시즌 타격 5개 부문(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5걸 안에 이름을 올리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난 강백호는 올 시즌엔 부상으로 신음했다. 개막 전엔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상을 당해 개막 두 달 만에 1군에 복귀했고, 7월 초엔 왼쪽 햄스트링 손상으로 다시 이탈했다. 타율 0.245 6홈런 29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강백호는 9월 3~5주 차 출전한 12경기에서 타율 0.280 2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되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10월 6경기에선 홈런 없이 타율 0.174에 그치며 다시 부진했다.
강백호는 타격감이 잠시 오른 9월 중순 "아직 예전 감각을 찾지 못했다. 눈앞의 기록에 연연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컨디션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전보다 양발을 더 벌린 뒤 최대한 공을 몸쪽으로 끌어두고 치려고 노력했고, 배트를 드는 높이와 각도도 조금 바꿨다.
강백호는 "(부상 때문에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올 시즌 개인 기록이 무의미한 내게 팀 승리만큼 값진 건 없다. PS에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KT의 가을야구는 강백호의 반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IA는 소크라테스 브리토(30)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을 기록하며 KIA의 공격을 이끈 소크라테스는 잔여 경기 일정(9월 23일~10월 8일) 치른 10경기에선 타율 0.136에 그쳤다. 이 기간 장타도 3개뿐이었다. 4번 타자인 소크라테스의 타격감이 떨어지자, KIA 득점력도 기복을 보였다.
위안은 있다. 클러치 능력은 여전히 나쁘지 않다. 10월 출전한 7경기 10번 타선 득점권에서 4안타를 치며 4타점을 올렸다. KIA 간판타자 나성범은 같은 기간 득점권 타율 0.125에 그쳤다. 타점은 1개뿐이었다.
소크라테스는 KT전에 좋은 기억도 있다. 시즌 초반, 한국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2할대 초반 타율에 그쳤지만, 5월 12일 열린 홈 KT전 9회 말에 김재윤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친 뒤 상승세를 탔다. KIA가 5위를 확정한 10월 7일 KT전에서도 5회 말 소형준을 상대로 적시타를 치며 11-1 승리에 기여했다.
단기전은 장타 한 방에 경기 흐름이 바뀐다. KIA는 1차전에서 지면 탈락한다. 소크라테스의 반등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