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대표팀 공격수로 K리그에서도 활약했던 ‘인민루니’ 정대세(38)가 현역에서 은퇴한다.
정대세의 소속팀인 일본 프로축구 J2(2부) 마치다 젤비아는 28일 “정대세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정대세는 “나는 축구에서 많은 것을 받았고 지금 내 마음은 가득 차 있다”라면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무대에서 17년 동안 열심히 달렸고 이제 종료 휘슬을 불고 끝낸다. 가슴을 펴고 축구화를 벗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대세는 한국 국적을 가진 아버지와 해방 전 조선 국적을 유지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동포다. 2006년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2부 VFL 보훔에 입단했다. FC쾰른(독일)를 거쳐 2013년 국내 K리그 수원 삼성에 입단했다. 2년 반 동안 K리그에서 뛰면서 72경기에 출전해 23골 8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2015년 7월 시미즈 S-펄스와 계약하며 일본으로 복귀했다.
2020년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임대 생활을 했던 정대세는 지난해부터 J2리그 마치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38살 나이에도 이번 시즌 리그 34경기(선발은 10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할 만큼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정대세는 북한 국가대표로도 큰 족적을 남겼다. 국내 팬들에게 ‘인민루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07년 6월 북한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정대세는 A매치 33경기에서 15골을 기록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도 북한 대표로 참가했다. 조별리그 브라질전에 앞서 국가 연주 때 뜨거운 눈물을 쏟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