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석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패전 위기에 놓였지만, 팀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호투로 선발 임무를 완수했다. 최고 시속 149㎞의 직구(37구)에 슬라이더(31구)와 커브(10구) 체인지업(10구)을 고루 구사했다.
시리즈 시작 전까지만 해도 오원석의 3차전 기용을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오원석은 정규시즌 6승 8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주로 4~5선발 역할을 맡으며 정확하게 규정이닝(144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SSG에는 전반기 더 좋은 성적을 거뒀던 이태양, 후반기 복귀한 베테랑 선발 투수 박종훈 등이 있었다. 대체 선발로 와서 호투한 3선발 숀 모리만도가 있었기에 오원석이 선발로, 그것도 3차전에 등판할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KS 1차전에서 변수가 생겼다. 모리만도가 불펜으로 등판해 39구를 던졌다. 이틀 휴식 후 선발을 맡기기 어려웠고, 김원형 감독은 대체자로 오원석을 선택했다. 그가 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질 것이라 믿었던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원석이가 5이닝을 던져주면 너무 좋겠지만, 5회 전에도 다른 투수들이 모두 대기한다"며 빠른 투수 교체를 예고했다.
하지만 오원석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1회 리드오프 김준완을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오원석은 이후 3회 초 첫 번째 타자 김태진까지 6타자 연속 땅볼을 기록하며 쾌 진격했다. 오원석은 후속 타자 김휘집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2사 후 김준완에게 이날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흔들릴 수 있었지만, 그는 임지열을 상대로 변화구를 4구 연속 던진 끝에 낮은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위기를 틀어막았다.
4회 첫 실점을 허용했다. 선두 타자 이정후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오원석은 후속 타자 야시엘 푸이그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대형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김혜성을 낫아웃 삼진으로 잡아 분위기를 끊는 듯했지만, 이지영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결국 김태진에게 적시타로 첫 실점을 허용했다.
위기에서 탈출한 오원석은 5회를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 범퇴 처리했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6회 키움 중심 타선과 세 번째로 만난 그는 이정후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푸이그에게 초구 커브를 공략당해 다시 2루타를 내줬고, 김혜성에게 내야안타까지 맞았다.
결국 오원석을 지켜보던 김원형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와 김택형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책임 주자 두 명을 남겨놨지만, 김택형이 1볼넷 후 탈삼진으로 이닝을 마치면서 자책점은 추가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