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기념사업회는 "제9회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 심사에서 안우진을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10일 밝혔다.
최동원상은 2011년 세상을 떠난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을 기려 2014년 제정됐다. ①선발 등판 25경기 이상 ②180이닝 이상 ③12승 이상 ④150탈삼진 이상 ⑤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 15경기 이상 ⑥평균자책점 3.00 이하 ⑦35세이브 이상 가운데 한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안우진도 후보 기준을 충족한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2.11) 탈삼진(224개)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가 작성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 기록을 넘어서진 진 못했지만, 국내 투수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포스트시즌에선 물집이 터진 가운데 핏빛 투혼을 선보이며, 키움의 가을 야구 돌풍을 이끌었다.
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은 "안우진은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강력한 수상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하지만 휘문고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받은 전력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안우진을 '최동원상' 후보에 포함할 것인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이사진은 오랜 논의 끝에 안우진을 수상자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강 사무총장은 "고(故) 최동원은 연세대 시절 선배의 폭행으로 야구계를 떠날 뻔했던 대표적인 ‘학폭 피해자’다. 그 후 고 최동원은 스포츠계 폭력을 없애려고 누구보다 분주히 뛰었다"며 "안우진은 올 시즌 매우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념사업회 이사진은 안우진을 스포츠계에서 폭력을 추방하고, 선수 간 차별을 철폐하려 노력한 최동원 정신에는 부합하지 않는 후보자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강진수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 시 객관적 후보 기준뿐만 아니라 페어플레이, 희생정신, 헌신과 동료애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최동원 정신을 수상자 선정 기준으로 삼아왔다"며 "이러한 선정 기준은 이번 9회 수상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는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후보에는 김광현(SSG 랜더스), 케이시 캘리, 아담 플럿코, 고우석(이상 LG 트윈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념사업회는 "국내 투수들이 대거 등장해 5년 만의 토종 투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근 4년 연속 두산 소속 선수들이 상을 휩쓸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