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 중앙 미드필더 신진호(34)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리그 32경기에 나서 4골·10도움을 기록했다. 2011년 데뷔 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도 처음 선정됐다. MVP(최우수선수) 후보에도 올랐다. 포항을 리그 3위로 올려놓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도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신진호를 국가대표에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왕성한 활동량에 킥력이 좋아 창의적인 패스로 득점 기회를 자주 창출하는 신진호는 국가대표 후보로 자주 언급됐다. 프로축구연맹이 집계한 2022시즌 1부 아디다스 포인트에 따르면, 신진호는 공격(1만2750점) 패스(1만9186점) 수비(1만1650점) 항목에서도 유일하게 모두 1만점 이상을 확보했다.
그러나 신진호는 국가대표와 인연이 없다. A대표팀에 선발된 경험이 없다. 최근 발표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신진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목표로 해왔던 꿈이자 소망”이라면서도 “기분이 나쁘기보다 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 감독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신진호는 “대표팀은 월드컵을 준비한다. 대표팀이 어떠한 선수를 필요로 하느냐에 따라 (선수 구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받아들여야 하는 건 받아들여야 한다. 대표팀 발탁에 대한 욕심을 갖기보다 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면 다른 기회가 생길 것이라 믿는다. (국가대표에 발탁되지 않은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진호는 국가대표 발탁보다 소속팀 포항의 우승이 더 중요하다. 올 시즌 포항은 기대 이상의 성적에 ‘축구 명가’ 재건을 성공했다. 김기동 감독 특유의 역습 축구인 ‘스틸타카’는 위력적이었다. 포항은 팀 52득점으로 10개 구단 중 5위를 기록했다. 포항 주장이자 미드필더인 신진호가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도맡으며 중심을 잘 잡아준 덕분이었다.
신진호는 “올 시즌은 너무 아쉽다. 내가 신인 때 포항은 ‘자신 있게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전북 현대가 독주했고, 올 시즌엔 울산 현대가 우승했지 않은가. 그 와중에 포항은 3~4위를 기록해도 ‘잘했다’고 평가받았다. 반면에 울산과 전북은 2위를 해도 ‘못했다’고 한다. 주장으로서 포항의 현실이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포항의 구성원 모두 ‘우승 도전’에 마음을 합쳐야 한다는 게 신진호의 속내다. 신진호는 “스포츠는 반전의 연속이지 않나”라면서 “시즌 목표는 ‘우승’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은데 (팀 구성원들이) 전북과 울산보다 우승에 대한 갈망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선수단, 팬들, 프런트 모두 우승팀에 걸맞은 마음가짐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진호는 ‘뜨거운 겨울’을 보낼 계획이다. 신진호는 김기동 감독이 “진호는 운동을 그만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열심히 훈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계훈련을 앞둔 신진호는 “경기장 안의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이 뛸 자신이 있다. 내 역할 자체가 하드워커(hardworker)다. 경기장 안에서 가장 투지 있는 내 캐릭터가 좋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