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24일 "퓨처스 FA 외야수 이형종과 계약 기간 4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19일 LG 트윈스 외야수 한석현이 NC 다이노스로 떠난 뒤, 역대 2호이자 마지막 퓨처스 FA 이적이다. 이형종은 퓨처스 FA 신분이었지만, 1군 FA 못지않은 큰 규모로 계약했다.
퓨처스리그 FA의 첫해 연봉은 전년도 연봉의 100%를 초과할 수 없다. 계약금도 받을 수 없다. 타 구단에서 영입 시 보상 선수 없이 직전 시즌 연봉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금으로 원소속구단에 지급하면 된다.
이형종 측 에이전시는 다년 계약 관련 규약을 확인한 뒤 KBO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이에 퓨처스 FA도 다년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퓨처스 FA였지만 1군 주전으로 손색없는 이형종의 몸값은 점점 올라갔다.
이형종의 2023시즌 연봉은 2022년과 같은 1억 2000만원이다. 하지만 2024시즌에는 연봉이 6억 80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2025년과 2026년은 6억원씩이다. 계약금 없이 연봉 20억원 모두 보장금액이다.
LG도 KBO의 유권 해석을 파악하고 다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샐러리캡(선수 지급 금액 상한) 탓에 이형종을 붙잡지 못했다. LG는 이번 FA 시장에서 박동원을 4년 총 65억원에 외부 FA 영입했다. 그러나 유강남(롯데 자이언츠, 4년 80억원) 채은성(한화 이글스, 6년 90억원), 한석현·이형종까지 줄줄이 이탈했다.
이형종은 통산 624경기에서 타율 0.281 63홈런 254타점을 기록했다. 2017~2020년 LG의 주전 외야수로 활약하다 홍창기, 박해민과 경쟁에서 밀려 백업 선수가 됐다. 외야진이 약한 팀에선 당장 주전으로 뛸 기량을 갖췄다. 결국 이형종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찾아 떠났다.
이형종의 야구 인생은 우여곡절이 많다. 2007년 서울고 3학년 당시 대통령배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펑펑 울어 한때 '눈물의 왕자'로 불렸다. 2008년 LG의 1차 지명을 받고 투수로 입단했지만, 1군 마운드에 고작 두 차례 오르고 2010년 임의탈퇴로 팀을 떠났다. 3년 뒤 복귀해 타자로 전향한 그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이형종의 합류로 짜임새 있는 타선이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외야 수비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준우승팀 키움은 원종현과 4년 총 25억원에 2023 FA 1호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형종까지 데려오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형종은 "키움은 열정이 가득하고 파이팅이 넘치는 팀이다. 올 시즌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팀에 온 만큼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응원해 주신 LG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팬들이 보내주신 응원과 관심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다. 키움 팬들께는 즐거운 야구,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인사했다.
한편 KBO와 각 구단은 퓨처스 FA 제도를 올해를 끝으로 폐지하고 내년부터 2차 드래프트를 다시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