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토트넘)이 ‘맞수’ 아스널전에서 반등에 도전한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골망을 가르는 그는 그동안 아스널을 상대로도 강했다.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그동안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예년과 사뭇 다르다. 리그 16경기에 나서 4골을 넣는 데 그쳤다. 침묵도 유독 길다. 앞서 리그 8경기 무득점 늪에 빠진 후 지난 4일(한국시간)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골 맛을 봤다. 약 3개월 반 만에 터진 득점포였다. 하지만 직후 포츠머스(3부)와 FA컵에서 또 한 번 침묵했다.
김형범 해설위원은 “모든 팀이 손흥민의 플레이 패턴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전술적인 변화도 (무득점에)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손흥민이 최전방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2선부터 스피드를 살리지 못하고 상대 수비가 갖춰져 있는 상태에서 공을 받는다. 이반 페리시치가 앞으로 나오면서 손흥민이 안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오히려 상대 수비를 밀집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마침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타이밍이 왔다. 지난 7일 포츠머스전을 마친 토트넘의 다음 경기는 9일 후에 예정되어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일정이 시즌 도중에 있어 쉼 없이 달린 손흥민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 시간이자, 재정비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형범 해설위원은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본다. 멘털이 중요하다. 득점이 안 터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게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지난 시즌 본인의 득점 영상을 보는 것도 멘털을 잡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다음 상대는 좋은 기억이 있는 아스널이다. 손흥민은 지금껏 아스널을 상대한 17경기에서 5골 5도움 기록하며 유독 강한 면모를 뽐냈다. 이 기간 토트넘은 6승 5무 6패를 거뒀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벌인 직전 맞대결에서는 침묵했지만, 친선전을 포함한 그 전 3경기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다.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는 토트넘에 중대한 일전이다. 반드시 결과를 내야 상위권 경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맹렬한 기세를 뽐내던 토트넘(승점 33)은 현재 5위까지 처졌다. 아스널전 결과에 따라 3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승점 35)까지 앞지르는 동시에, 선두 아스널(승점 44)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킬러 손흥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침 그라운드를 활개 칠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근육 부상을 당한 데얀 쿨루셉스키가 돌아온다. 쿨루셉스키는 그간 손흥민과 찰떡 호흡을 선보였다. 쿨루셉스키의 복귀로 해리 케인과 손흥민에게 집중된 수비가 분산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북런던 더비를 앞둔 손흥민은 “(아스널의 상승세는) 솔직히 신경 쓰지 않는다”며 “우리는 지난 아스널과 첫 원정 경기에서 졌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위해 몸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고 힘줘 말했다.
토트넘과 아스널은 오는 16일 오전 1시 30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EPL 20라운드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