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랫동안 병고에 시달리다 타계하셨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윤정희는 한국영화사의 1970~1980년대를 관통하는 배우였다. 우리 영화계의 역사에도 남을 것”이라고 평했다.
원로배우 신영균도 먼저 간 동료를 애도했다. 신영균은 “불란서에 가기 전 나를 만나면 ‘선생님 나하고 마지막 작품 꼭 해요’라고 약속했는데 나보다 먼저 갔다. 가슴이 아프다”고 슬퍼했다. 또 “윤정희는 너무 열심히 하고 상대를 아주 편하게 대했던 배우”라면서 “각자의 캐릭터가 따로 있는데 윤정희는 조금 카리스마가 있다. 독특한 연기를 잘했다”고 추억했다.
이장호 감독은 “윤정희 배우는 인내심이 있고 성실하고 연기자들에게 볼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배우 한지일은 SNS를 통해 “윤정희 선배님,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라며 “1980년 오랜만에 영화 복귀 작품 ‘81 자유부인’ (고)박호태 감독, (고)최무룡 선배님, 남궁원 선배님 등과 함께 출연했을 때 선배님께서 해주셨던 말을 떠올립니다. 대배우 선배들과 연기를 한다는 게 참 힘들었던 저에게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게끔 이끌어주신 윤정희 선배님”이라며 존경을 표했다.
고 신상옥 감독의 아들인 신정균 감독은 “연기자 윤정희로 보이길 원하셨던 분으로 카메라 앞에서 굉장히 적극적이어서 감독님들이 좋아했던 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정희 씨와 남편 백건우 씨를 연결해준 게 저희 아버지”라며 “아버지가 예뻐했던 사람이 바로 윤정희 여사님이었다”고 떠올렸다.
윤정희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향년 79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지난 10여 년 전부터 알츠하이머 병으로 투병했다. 발병 초기에는 한국을 찾았으나 병세가 깊어진 뒤로는 프랑스에만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