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상을 노리는 나폴리가 순항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27)가 있다.
지난해 7월 나폴리 유니폼을 입으며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입성한 김민재는 금세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일각에서는 빅리그에 발을 들인 그를 걱정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어김없이 안정적인 수비와 빌드업 등을 뽐내며 우려를 잠재웠다.
나폴리는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부터 리그 무패를 질주하던 나폴리는 지난 5일 인터 밀란에 패하며 무패 행진을 끝냈다. 그러나 다시금 2연승을 거두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리그 반환점을 돈 나폴리(승점 50)는 2위 AC밀란(승점 38)에 12점이나 앞서있다.
후방의 에이스가 된 김민재의 공이 컸다. 나폴리(14실점)는 유벤투스(12실점)에 이어 세리에 A 최소 실점 부문 2위에 자리했다. 적응기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친 김민재의 활약이 크게 한몫했다. 김민재는 파트너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2022~23시즌 개막이 5개월 지난 시점, 김민재의 가치는 폭등했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활약하던 김민재의 시장 가치는 1,400만 유로(약 187억 원)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김민재의 몸값은 3,500만 유로(약 470억 원)로 평가받는다. 2배 이상 훌쩍 뛴 것.
빅클럽의 관심도 뜨겁다. 일찍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등이 김민재를 주시한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과거 김민재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뒀던 토트넘도 개중 하나다. 지갑 사정이 좋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다수 구단이 김민재를 바라보고 있어 여름 이적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방출 조항이 있어 EPL 다수 팀이 김민재에게 구애를 보낼 공산이 크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계약 당시 오는 7월 1일부터 보름간 발동되는 바이아웃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0만 유로(약 670억 원)를 지불하면 나폴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김민재와 협상테이블을 꾸릴 수 있다.
한 시즌 만에 핵심 선수를 잃을 위기에 놓인 나폴리는 마음이 급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나폴리는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을 제거하기 위해 3월 새 계약서를 내밀 예정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고, 계약 기간을 늘리면서 바이아웃을 없애거나 금액을 높이길 원하고 있다.
현재 ‘키’는 김민재가 쥐고 있는 셈이다. 김민재는 나폴리가 제시하는 더 좋은 조건을 받아들일 수도, 여름까지 기다렸다가 빅클럽들의 제안을 받고 고민할 수도 있다.
나폴리 처지에서는 좋은 조건에 더해 ‘우승’이 김민재를 잡는 열쇠가 될 수 있다. 33년 만에 세리에 A 정상 등극에 성공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호성적을 거둬야 김민재와 동행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