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인은 지난 1월 중순 팀 동료 최형우·류지혁과 함께 일찌감치 미국 애리조나에 입성했다. 구단 스프링캠프는 2월부터지만 시차 적응을 빨리 끝내 본진 합류 후 빠르게 훈련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황대인은 지난해에도 최형우와 전주에서 개인 캠프를 차려 시즌 준비를 같이했었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한 달간 같이 했는데 못다 한 숙제라고 해야 하나. 필요한 부분을 배우기 위해서 (이번에도 함께) 들어왔다"며 "작년에 시즌 치르면서 경험을 해보니까 어떻게 해야 좋은 방향성으로 갈지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대인은 지난해 129경기에 출전, 타율 0.256(476타수 122안타) 1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홈런, 타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커리어 하이였다. 특히 타점은 나성범(97개)에 이은 팀 내 2위이자 리그 전체 10위. 만년 유망주 껍데기를 깼지만 만족은 없다.
황대인은 "(밀어쳐서) 중견수나 우익수 방향으로 멀리 나간 타구가 없었다. 당겨쳐서 (홈런) 20개는 칠 수 있는데 그게 한계라는 얘길 많이 들었다. 중견수나 우익수 방향으로 많이 치면 홈런 개수도 늘고 장타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방향으로 넘어간 홈런도) 1~2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곱씹었다.
지난해 4월까지 소극적으로 타격했다. 장타를 의식하기보다 출루에 목표를 둔 타격을 우선시했다. 황대인은 "코치님들이 왜 그렇게 치냐고 하시더라. 자리(주전)가 없는 선수여서 (감독님께 어필하려면) 한 번이라도 더 출루해야니까 그렇게 했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개막 후 4월까지 24경기 1개였던 홈런이 5월 25경기 7개로 크게 올랐다. 월간 장타율은 0.337에서 0.581로 180도 달라졌다. 하지만 5월 상승세를 끝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황대인은 2022시즌 활약을 동료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4번을 치다보니까 앞뒤로 너무 좋은 선수(나성범·소크라테스·최형우)가 있더라. 앞에 주자도 많이 나갔다"며 "이범호 코치님이 '네가 이겨내야 한다'고 하시더라.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도 '해결서 본능'을 이어가는 게 목표. 황대인은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목표가) 타점"이라면서 "그때그때 다르게 해야 할 거 같다. 진루타도 잘 쳐야 하고 팀플레이가 팀의 방향성이어서 (상황에 따라) 희생도 하고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대인은 지금 잡은 기회가 간절하다. 지난 시즌 뒤 트레이드로 영입된 변우혁을 비롯해 1루 포지션 경쟁자들이 적지 않다. 그는 "매년 치열했다. 주전이 아니어서 매년 경쟁 선수가 많았다. (어느 해에는) 1루수가 5명인데 다섯 번째 1루수였던 적도 있다"며 "(경쟁이) 당연히 신경 쓰이겠지만 나태해지지 않는 좋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