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계열사가 처음으로 200개를 넘어섰다. 또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 76개 가운데 계열사 수가 가장 많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SK 계열사 수는 201개로 3개월 전인 작년 11월 1일보다 6개 늘었다. 특정 기업집단의 계열사 수가 200개를 넘어선 것은 1987년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 도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계열사 수 2위는 카카오(126개), 3위는 GS(96개), 4위는 한화(93개), 5위는 롯데(90개)였다.
76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 수는 총 2882개, 평균 계열사 수는 38개다.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평균보다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또 SK 계열사 수는 2001년 4월 54개에서 약 22년 만에 3.7배로 147개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의 계열사 수가 64개에서 63개로 1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공정거래법은 동일한 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를 서로 상대방의 계열사로 본다. SK 계열사가 201개라는 것은 동일인(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실상 사업내용을 지배한다고 판단되는 기업이 201개라는 의미다.
널리 알려진 SK 계열사로 SK하이닉스, SK에너지, SK텔레콤, SK에코플랜트, SK가스, SK실트론 등이 있지만 사명에 SK가 포함되지 않은 계열사도 많다.
SK 계열사는 2010년 75개, 2015년 82개, 2020년 125개 등으로 늘었다. 특히 최근 3년 동안에는 2021년 148개, 2022년 186개, 2023년(2월 1일 기준) 201개 등으로 급증했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는 과정에 있다 보니 회사 인수·합작사 설립 등에 따라 계열사가 늘고 있다"며 "자회사를 인수하면 따라오는 손자회사가 많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SK건설은 재작년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SK는 최근 반년 새 폐기물 처리 업체인 제이에이그린,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DY인더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키파운드리,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업체인 삼강엠앤티(현 SK오션플랜트), 대리기사 중개 솔루션 업체 로지소프트 등을 인수했다.
롯데와 합작해 수소 유통·판매업체인 롯데SK에너루트, 연료전지 발전업체 울산에너루트1호 등을 설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