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지난 4일 수원 KT와 홈경기에서 84-6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최근 3연승과 후반기 홈 경기 전승도 이뤘다.
30승(15패) 고지를 밟은 LG는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거둔 성과다. LG는 6일 기준 3위 현대모비스에 3경기 앞서있다. 6라운드에서 큰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2위로 PO 상위 시드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LG는 지난 4년간 부진했다. 올 시즌 조상현 감독을 선임할 때 특별한 전력 보강은 없었다. 초반 성적도 눈에 띄지 않았다. 1라운드 4승 4패로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조금씩 '우상향'했다. LG는 2라운드 6승 4패, 3라운드 5승 3패를 기록하더니 4라운드(8승 2패·1위) 5라운드(7승 2패·2위)에서 확실하게 치고 나갔다.
리그 정상급 수비 덕분이다. LG는 지난 시즌 평균 77.4실점(최저 1위)을 기록했는데, 디펜시브 레이팅은 107.0(최저 5위)으로 중위권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은 평균 76.7실점과 디펜시브 레이팅 102.3(이상 최저 1위)을 기록하며 더 탄탄하게 변모했다.
속공을 앞세우면서 득점력도 달라졌다. 평균 득점이 지난 시즌 77.4점(9위)에서 80.2점(5위)으로 올랐다. 평균 7.9점(8위)이던 속공 득점이 10.2점(2위)으로 올랐다. 탄탄한 수비에 빠른 공격이 더해져 승리가 만들어졌다. 속공 잘 하는 팀인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LG가 현대모비스와 함께 리그에서 활동량이 가장 좋은 팀"이라고 치켜세웠다.
시즌 내내 빠른 농구를 이어간 건 조상현 감독의 철저한 로테이션 기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LG는 이재도(1342분 6초·전체 9위)를 제외하면 누적 출전 시간 20위 안에 드는 선수가 없다.
주축들에게 줄어든 부담은 벤치의 기회로 이어졌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준일, 단테 커닝햄, 저스틴 구탕 등이 모두 제 몫을 해주고 있다. 그 덕분에 평균 26.9점(5위)이었던 팀 벤치 득점은 36.2점(1위)까지 올랐다.
전체적인 부담은 줄었어도, 가장 오래 코트를 지키는 건 역시 이재도다. 2014~15시즌부터 380경기를 뛴 내구성을 올 시즌에도 이어오고 있다. PO를 확정한 4일 KT전에서도 이재도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이날 17점 6어시스트 7리바운드로 고른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마레이에 몰리는 골밑 견제를 이용해 오픈 찬스로 득점을 더했고, 조상현 감독이 내렸던 리바운드 후 속공 전환 임무도 충실히 해냈다.
이재도는 승리와 PO 진출의 공을 홈 팬들에게 돌렸다. 이재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창원 팬분들이 눈으로 느껴질 정도로 작년보다 더 많이 찾아주시고, 응원 열기가 늘었다. 그 앞에서 기분 좋게 이긴 것 같아 선수로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건 홈 팬들 덕분인 것 같다. (홈에서 부진했던) 전반기가 끝나고 후반기가 시작할 때 홈 승률이 좋아질 것이라 팬분들께 말씀드린 적 있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LG는 9일 전주 KCC전부터 시작하는 6라운드에서 2위 굳히기에 나선다. 이재도는 “5라운드까지 우리 팀이 너무 잘해왔다. 6라운드는 편하게 할 줄 알았는데, 상황상 정규리그 끝까지 긴장하면서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러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 “팀원들이 처지지 않게 (이)관희 형과 같이 팀을 이끌겠다. 끝까지 창원 팬들께 웃음 드릴 수 있는 경기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