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벌써 15년째. 김광현(35, SSG 랜더스)은 여전히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그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공식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도쿄돔(1998년 개장)이 나와 동갑니다. 35년이나 됐으니 연식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6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오릭스와의 평가전에 등판했던 김광현. 연합뉴스
김광현은 루키시절인 2007년 아시아시리즈(코나미컵)부터 도쿄돔 마운드에 섰다. 이후 2009 WBC와 2019 프리미어12에도 출전해 이곳을 방문했다. 그는 “오사카(교세라돔)와 구장 형태가 비슷하다. 다른 투수들도 적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캠프부터 이동 거리가 길지만) 컨디션이 안 좋아도 좋다고 해야 한다. 좋아도 (전략상) 안 좋다고 해야 한다”며 웃었다. 베테랑의 여유가 물씬 풍겼다.
WBC는 투구 수 제한 때문에 선발 투수의 의미가 다른 경기와 조금 다르다.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로 구성된 ‘짱짱한’ 4인 로테이션을 돌릴 예정이다. 반면 선발진이 두껍지 않은 한국은 시프트를 통한 유연한 마운드 운영으로 맞선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김광현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경기 중반 이후에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불펜 등판이 어색하지 않겠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광현은 “한국시리즈라고 생각하면 어색하지 않다. 그 정도로 중요한 경기니까 혼신의 힘을 다해서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캠프 때만 해도 불펜 등판에 대한 부담을 느낀 듯 했지만, 지난 6일 오릭스와 평가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대표팀이 9일 호주전에서 승리하면 1라운드 통과의 8부 능선을 넘는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10일 일본전에 전력을 쏟을 수 있다. 일정을 보면 ‘언더독의 기적’이 가능하다. 김광현도 “호주전를 이기면 좋은 분위기로 일본이랑 경기할 수 있다. 오히려 잘 됐다”고 했다.
김광현은 “호주전 선발(고영표) 아세요?”라고 취재진에게 묻어니 “선발 말고는 전원 불펜 대기”라고 전했다. 자신도 포함한 말이었다. 그는 “(호주 타자들 영상을 보니) 직구에는 좋은 스윙을 하더라. 변화구로 어떻게 대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전 유력한 선발 후보인 구창모(26‧NC 다이노스)는 7일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에서 구원 등판, ⅔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구창모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광현은 “저는 그거보다 더했다. 콜드게임(2009년 WBC 첫 일본전)도 당했다”면서 “한두 경기에 실망할 선수도 아니다. (구)창모가 언제 나갈지 몰라도 한 타자, 공 하나만 잘 던져도 언제든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 분명히 이겨낼 거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안 해도 될 거다. ‘건강한 구창모(부상만 없다면 구창모는 최고의 구위를 보여준다는 의미)’”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