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35·흥국생명)이 V리그에서 15년 만에 감격적인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권순찬 전 감독의 경질을 "힘든 순간"으로 떠올리며 "권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흥국생명은 15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5, 25-13, 25-16)으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승점 79를 기록, 잔여 경기와 관계 없이 2위 현대건설(승점 70)의 추격을 따돌리고 정규시즌 최종 1위를 확정했다. 흥국생명은 2018~19시즌 이후 4년 만이자 여자부 최다 6번째 정규시즌 우승이다.
김연경은 2007~08시즌 이후 15년 만의 V리그 정규시즌 정상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경기에서 김연경은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3득점(블로킹 4개)을 올렸다.
2007~08시즌 이후 15년 만의 정규시즌 1위 확정을 달성하기까지 험난했다.
김연경은 고마운 얼굴을 여럿 떠올렸다. 그는 "어렵고 힘든 순간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선수들이 잘 뭉쳐서 잘 이겨낸 것 같다. 그래서 고맙다"라며 선수단에 공을 돌렸다. 이어 구단 스태프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또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의 존재도 든든했다. 그는 "(김해란) 언니가 버티고 있어서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권순찬 전 감독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을 맹렬히 쫓던 1월 초, 갑작스럽게 권순찬 감독을 경질했다. 구단은 "방향성의 차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김연경은 "너무 부끄럽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연경은 "개막 전엔 1등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의문이 많았다. KOVO컵과 정규시즌 초반 잘했지만 분명히 고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2위를 수성하며 승점 관리를 잘했다. 그래도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권순찬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독님 덕에) 비시즌부터 팀이 잘 나갔다. 감독님이 (팀을) 잘 만들어주셔서 이런 좋은 결과가 있었다. 감독님이 경질되고 누구보다 힘들어했는데, (김해란) 언니가 버티고 있어서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김연경은 통합 우승을 정조준한다. 그는 "(1위 확정으로) 챔프전에 상대할 한 팀만 준비하면 된다. 잘 준비해서 챔프전까지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