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취재 결과 최근 한국프로야구(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수도권 A 구단의 온라인 불법 도박 관련 내용이 신고됐다. 신고를 받은 KBO는 현재 관련 사안을 파악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해당 내용을 (클린베이스볼센터가 신고) 받은 건 맞다. 내용만 가지고는 확신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가 들어왔다고 해서 혐의가 인정되는 건 아니다. 진위를 따지는 단계가 필요하다. KBO도 현재 이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사안의 신고 주체가 구단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전후 사정을 더욱 조심스럽게 파악 중이다. 불법 도박은 민감할 수 있는 단어다. KBO 규약 151조에 도박은 [품위손상행위]로 간주해 1개월 이상의 참가활동 정지나 3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받도록 명시돼 있다. 참가활동이 정지되면 해당 처분이 종료될 때까지 일체 구단 활동(훈련, 경기)에 참여할 수 없다.
최근 KBO리그는 사이드암스로 서준원(전 롯데 자이언츠)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충격을 안겼다. KBO는 지난 28일 규약 제152조 제5항에 의거, 서준원의 참가활동을 정지시켰다. 지난 29일에는 장정석 KIA 타이거즈 단장이 선수 계약에서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해임됐다. KIA는 '이번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구단 임직원 및 선수단의 준법 교육에 더욱 힘쓰고,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안팎에선 '위기'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한 뒤 한국 야구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우승을 차지한 일본과의 현격한 실력 차이를 두고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데 4월 1일 개막을 앞두고 연이어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른 불법 도박까지 사실로 확인되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