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중 삼성과 한화그룹의 부채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은 재무적인 측면에서 ‘위험 신호’로 볼 수 있는 부채비율 200%가 넘는 계열사가 5개 이상으로 많았다.
10일 한국거래소가 삼성·SK·현대차·LG·롯데·포스코·한화·GS·현대중공업·신세계 등 10대그룹(농협 제외) 상장사 106곳이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올린 2022년도 사업보고서상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부채비율이 1년 전보다 높아진 곳은 56곳이나 됐다. 부채비율은 부채총계/자본총계×100으로 계산하고, 낮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좋은 기업이다.
이들 10대그룹 계열 상장사 중에서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은 21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화재, 호텔신라 등 7개 계열사가 부채비율 200%를 모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삼성생명의 부채비율이 2021년 808.33%에서 1491.60%로 껑충 뛰었다.
한화그룹의 경우 부채비율 200% 이상 계열사가 5개다. 한화손해보험을 비롯해 ㈜한화, 한화생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투자증권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한화손해보험은 10대 그룹의 계열사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았다. 2021년 1260.45%에서 8030.90%로 6배 이상 부채비율이 훌쩍 뛰었다. 한화생명의 부채비율도 1907.45%에 달했다.
보험과 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은 통상 고객이 납입한 예금이나 보험료가 모두 부채로 표시돼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화의 경우 지주사 성격인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핵심 계열사들의 부채비율이 높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또 한화는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까지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라 재무적인 측면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771.03%로 매우 높다.
삼성과 한화그룹의 부채비율은 계열사가 201개로 가장 많은 SK그룹과는 대조되고 있다. SK그룹에서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상장사 기업은 SK렌터카가 유일하다. SK렌터카의 부채비율은 544.45%로 서비스업종 내에서는 가장 높은 편이다.
전기·전자업종에선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이 2022년 298.06%로 1년 전(176.98%)보다 1.7배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