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 편성에 만족했다.
1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조 추첨 결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인 한국은 요르단(84위) 바레인(85위) 말레이시아(138위)와 함께 E조에 묶였다. 같은 조에 속한 말레이시아는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 ‘코리안 더비’가 성사된 셈이다.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은 24개 팀이 4개국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FIFA 랭킹에 따라 나눈 1~4번 포트에서 각 한 팀씩 뽑아 같은 조에 넣었다. 한국은 포트2에 속한 이라크, UAE, 오만 등 다소 까다로운 국가를 피하면서 무난한 조에 속하게 됐다.
조 추첨 행사를 마친 클린스만 감독은 “좋은 조에 속했다. 그러나 아시아 팀들이 좋은 전력을 갖고 있다. 쉬운 그룹은 없다”면서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연구해야 한다. 말레이시아에는 한국인 감독이 있어 특별하다”며 입을 뗐다.
지난 3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부임 후 가장 가까운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 정상 등극에 꾸준히 열망을 드러냈다. 무난한 조에 편성된 클린스만호는 산뜻한 출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는 조별리그를 통과해 대회 끝까지 가는 게 목표”라며 “우리에게 좋은 대진”이라고 만족을 표했다. 다만 ‘우승’을 목표로 잡은 만큼, 일본이나 이란 등 아시아 강호들과 맞대결은 피할 수 없다. 아시안컵을 품으려면 언제고 상대해 이겨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를 꺾었고,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이겼다. 이란이나 호주 역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아시안컵에) 강팀들이 많지만,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일본 등 강팀을 당연히 일찍 만난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솔직히 라이벌인 일본처럼 강한 팀은 일찍 만나고 싶지 않다”고 웃으며 “우리의 첫 목표는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오르는 것이고, 이후 결승까지 가 강팀을 만나도 이기도록 준비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64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아시안컵을 거머쥔 한국은 이후 번번이 고개를 떨궜다. 준우승만 4번 차지했다. 직전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8강에서 카타르에 져 일찍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중요한 대회다. 지난 3월 부임한 후 치르는 첫 메이저 대회이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10개월이 되는 때에 아시안컵이 열린다. 클린스만호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난한 조에 속한 만큼, 토너먼트 진출은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같은 조에 속한 요르단을 상대로 역대 3승 2무를 거뒀다. 바레인을 상대로도 11승 4무 1패로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한다. 말레이시아에도 26승 12무 8패로 비교적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