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주먹’ 김지연(33)이 두 차례 반칙에 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싸움이 멈춘 상황에 상대의 고의적 공격이 있었다고 했다.
김지연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만디 뵘(33·독일)과 UFC 여성 플라이급 경기에서 1-2(28-27, 27-28, 27-28) 테크니컬 판정패했다. 두 차례 프로답지 못한 반칙이 승부를 갈랐고, 김지연은 UFC 5연패 늪에 빠졌다.
당시 1라운드를 잘 풀어간 김지연은 옥타곤에 누운 채 2라운드 종료를 맞았다. 이때 일어나려던 뵘의 가슴을 발로 밀었다. 심판은 종료 공이 울리고 공격한 김지연에게 1점 감점을 선언했다. 3라운드에서는 뵘이 한 손을 바닥에 짚고 있는 상황, 김지연이 니킥으로 안면을 가격했다. UFC는 한 손을 바닥에 짚고 있으면 ‘그라운드 상황’으로 간주하는데, 이때 상대 머리를 향해 킥이나 니킥을 차면 반칙이다.
뵘은 김지연의 니킥에 충격을 받아 더는 경기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했고, 결국 심판진은 경기가 진행된 3라운드 1분 55초 때까지의 내용을 토대로 판정을 내렸다. 2·3라운드 총 2점 감점당한 김지연은 결국 고개를 떨궜다.
이번 패배로 김지연을 응원하던 국내 팬들까지 등을 돌렸다. 실력은 고사하고 명백한 ‘비매너’ 행위 탓에 졌기 때문이다. 특히 2라운드 종료 후 상대의 가슴을 찬 것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장면이었다.
논란의 경기 하루 뒤인 15일, 김지연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어로 장문의 글을 올려 해명했다. 그는 “2라운드 그라운드 상황 중 심판이 내게 일어나라고 했는데, 상대가 의도적으로 다친 내 무릎을 자극했다.(뵘이 일어서려는 김지연의 발목을 살짝 건드렸다.) 내가 넘어질 뻔한 것을 보고 비웃기도 했다. 분명 고의적인 행위였다. 이후 (정상적인) 움직임이 어려워졌고, 화가 났다. 싸우다가 다쳤으면 괜찮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래서 2라운드가 끝난 뒤 그를 발로 차게 됐다. 사실 (찬 것을) 제대로 인지도 못 했던 것 같다. 지금 그에게 사과하는 게 아니란 걸 분명히 말한다”며 “3라운드 때 (니킥을) 가격한 것은 분명 실수였고, 미안하다. 어쨌든 결과는 그가 원하는 대로 됐다”고 덧붙였다.
김지연과 뵘은 애초 2월 주먹을 맞댈 예정이었다. 하지만 뵘이 당시 계체 후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며 대회 3시간 전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김지연은 제대로 된 설명과 사과 없이 경기를 취소한 뵘에게 분노했다.
결국 대결이 다시 성사됐지만, 김지연은 뵘과 싸움에만 총 7개월을 쏟아야 했다. 더구나 이 기간 전방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채로 경기를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의료진이 수술과 7~12개월의 재활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나는 모두를 위해 싸웠다”고 했다. 실제 김지연은 양쪽 무릎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우여곡절 끝 경기를 치렀지만, 앙금은 풀리지 않았다. 김지연은 “상대는 처음에 도망갔고, 돌아와서는 오스카상을 탈 만한 연기 선보였다. 측은하다. 저런 선수와 같이 UFC에 있었다는 게 부끄럽다”며 “초라한 승리를 마음껏 즐겨라”라며 뵘을 저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