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마운드에 오른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평소보다 부진한 모습으로 고개를 떨궜다.
커쇼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미국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다저스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9-8로 승리한 전날 경기에서 불펜진이 총 8이닝(6명)을 던졌다. 이날 커쇼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주길 희망했다. 하지만 커쇼는 시즌 최소 이닝 투구에 그쳤다. 또한 2021년 6월1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6이닝 2실점) 이후 처음으로 홈 구장에서 패전을 떠안았다.
그러나 누구도 커쇼의 투구를 놓고 뭐라 할 수 없다.
지난 주말 모친상의 슬픔 속에서도 이날 마운드에 오르는 책임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커쇼는 부모님이 10살 때 이혼하면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2013년에 세상을 떠났다. 커쇼는 장례 휴가(3~7일)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예정된 일정을 정상 소화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가 리듬을 잃고 더 동요하는 것 같았고, 그런 모습에서 좌절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커쇼는 이날 4회까지 총 투구 수가 90개(스트라이크 57개)에 이르렀다. 삼자범퇴는 한 번도 없었고, 3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냈다. 1회 첫 타자 도노반 솔라노부터 2루타로 출루시킨 커쇼는 카일 파머에 좌전 적시타를 맞아 선제점을 내줬다. 0-1로 뒤진 4회 초 추가점을 허용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다저스는 1-5로 져 6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커쇼는 경기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적인 문제인 만큼 어머니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만 "지난 며칠 동안 많은 분이 연락을 주셨다. 감사하다"며 "어머니는 훌륭한 여성이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LA 다저스에서만 16년째 활약한 에이스 커쇼는 올 시즌에도 6승 3패 평균자책점 2.52로 좋은 모습이다.
커쇼는 "22일 세인트루이스전에 다음 선발이 잡혀 있다"는 말로 다음 등판 역시 정상 출격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