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을 이끌 차기 사령탑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의 토트넘행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지난 19일(한국시간) "페예노르트에서는 토트넘에 슬롯 감독을 뺏길 것이라는 내부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슬롯 감독은 현재 토트넘 차기 사령탑 1순위"라며 "페예노르트는 그의 잔류를 위해 여전히 노력 중이다. 그의 연봉 400만 유로(57억원)를 두 배까지 늘려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슬롯 감독은 네덜란드 무대를 중심으로 지도자 생활을 해온 인물이다. 지난 시즌부터 페예르노트 지휘봉을 잡았고, 올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선두에 팀을 올려놨다. 페예르노트는 리그 종료 2경기를 남겨놓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토트넘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슬롯 감독 역시 최근 이적 의사를 드러냈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슬롯 감독은 리그 33라운드 FC에먼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향후 거취에 대해 질문을 들었다. 그는 "지금은 그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면서도 "모든 지도자는 야망이 있다. AZ 알크마르에서 페예노르트로 올 때 증명했듯 난 도전을 좋아한다. 2년 전 (알크마르를 떠날 때도) 모든 이들이 '왜 좋은 전력을 갖춘 팀에서 힘든 상황의 팀으로 가냐'고 물었다. 페예르노르트에 도전할 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난 '우리가 네덜란드 챔피언'이라고 말할 수 있는 특권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다음 직장이 네덜란드 안에 있는 다른 구단은 아닐 것"이라며 "난 언제나 세계 최고의 리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이라고 말해왔다"고 예고했다.
슬롯 감독의 모든 설명은 토트넘과 맞아 떨어진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EPL 소속이지만, 올 시즌 7위에 그친 토트넘은 2년 전 페예르노르트에 대해 이야기했듯 '힘든 상황'인 구단이다. 슬롯 감독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최고라는 영예를 안을 수 있다.
물론 슬롯 감독의 말은 토트넘 계약에 대한 확언이 아닌 농담 섞인 의지의 표현에 가깝다. 그래도 그 목적지가 토트넘인 건 분명하다. 스카이스포츠는 슬롯 감독이 기자 회견을 마친 후 "런던에서 보자"며 웃으며 떠났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