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35) 달아오른 롯데 자이언츠의 기세를 조금이나마 꺾어놓는 데 성공했다.
김광현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5-0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상당히 중요했다. SSG는 전날(19일) 롯데에 5-7로 져 선두 자리를 뺏겼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상승세 중인 롯데는 사흘 만에 선두를 탈환하며 기세가 오르는 중이었다.
최근 치솟는 롯데의 상승세에 20일 사직구장은 들끓었다. 총 2만 2990명이 입장, 만원 관중을 이뤘다.
김광현이 중요한 일전에서 에이스의 모습을 입증했다. 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5이닝 6피안타 5실점)와 선발 싸움움에서 완승을 거두며,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맞춰 컨디션을 일찍 끌어올린 탓인지 김광현은 올 시즌 출발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지난 19일까지 7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08에 그쳤다. 어깨 염증으로 한 차례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20일 롯데전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올 시즌 처음으로 무4사구, 무실점 투구를 했고 탈삼진은 가장 많은 9개를 뽑았다.
올 시즌 포심 패스트볼 비율이 30% 이하로 낮은 편이지만, 이날 경기에선 20% 초반대로 더 낮았다. 대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의 변화구로 롯데 타선의 타이밍을 뺏었다. 롯데가 자랑하는 '부산 시리즈'가 열려 붉은색 동백 유니폼으로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롯데 팬의 열렬한 응원 열기 속에서도, 김광현은 전혀 주눅 들거나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SSG가 이날 경기에서 졌더라면 기대를 모은 '1위 유통대전 싸움'에서 일찌감치 열세 시리즈가 확정돼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지만 김광현은 에이스의 모습을 선보였다. 투구 수 88개(스트라이크 58개)인 상황에서 7회부터 필승조에 마운드를 넘겼다.
김광현도 "최근 롯데의 기세가 대단했다. 하지만 그래도 오늘 롯데의 기세를 무실점 승리로 좀 꺾은 것 같다"고 반겼다.
김광현은 롯데전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5년부터 롯데전 11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0년 롯데전 성적은 13승 1패 평균자책점 2.7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