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연기 데뷔작 HBO 드라마 ‘디 아이돌’이 정식 공개되기 전부터 혹평 세례를 받으며 쓰라린 시작을 알렸다. 수위 높은 이야기 속 제니의 역할, 그리고 분량마저도 아쉬움을 준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첫 선을 보인 ‘디 아이돌’은 국내에는 제니의 배우 데뷔작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칸영화제에서 시리즈물을 초청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디 아이돌’에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두루 출연하는 만큼, 화제성을 겨냥한 초청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디 아이돌’은 지난 23일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5개 에피소드 중 1, 2편이 상영됐다. 팝스타 위켄드가 주연하며 공동제작자로 참여한 이 드라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팝 아이돌 스타와 문화 산업의 복잡한 관계를 그렸다. 위켄드 외에 미국 배우 조니 뎁의 딸 릴리-로즈 뎁이 주연하며 제니, 트로이 시반 등이 조연으로 연기를 펼쳐 상영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칸 레드카펫을 찾은 제니를 비롯한 수많은 팝스타들이 예상대로 높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하지만 공개 이후 영화 비평사이트인 로튼 토마토를 비롯 외신 대부분이 ‘디 아이돌’에 대해 여성 혐오적이며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그렸다고 지적하며 혹평을 쏟아냈다.
작품 혹평에 이어 제니의 출연 분량이 예상보다 적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제니는 ‘디 아이돌’에서 배우 릴리 로즈 뎁의 친구이자 백업 댄서 역할인 ‘다이안’ 역을 맡았다. 극중 릴리 로즈 뎁이 슬럼프를 겪자 그의 음악 팀이 제니를 릴리의 대타로 쓰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제니의 분량이 회당 5~10분 가량으로 사실상 특별출연 수준이라는 것. 아직 전 회차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제니가 시사회와 레드카펫 등 공식 행사에 참여하며 글로벌적인 영향력을 보여준 점을 고려할 때 때 국내외 팬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니는 미국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음악 산업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내가 맡은 역할에서 무언가 표현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매거진 WWD와 레드카펫 전 인터뷰에서도 "내가 더 용감해질 수 있는 기회”라며 "배우로서 영역 확장에 대해 벽을 부수는 것 같은 도전이었다"라고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제니의 소감을 무색하게 만드는 적은 출연 분량인 탓이다.
또한 ‘디 아이돌’에서 다소 수위 높은 제니의 연기에 팬들도 깜짝 놀라는 눈치다. 제니는 티저 예고편에서 상반신을 어깨까지 노출하거나 요염한 표정을 지으며 농익은 연기를 보여줬다. 짧은 찰나임에도 불구, 제니의 파격적인 연기에 본편에서는 얼만큼의 노출을 감행할지도 궁금증을 갖게 하기도 했다. 티저 영상을 접한 팬들은 “드라마가 너무 야한 것 같은데 제니 분량 차라리 적었으면 좋겠다”, “업계 뒷면을 보여주는 드라마 내용에서 제니가 어떤 연기를 했을지 걱정된다”라며 진심어린 소감을 남겼다.
앞서 제니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너무 매력적이라고 느껴 꼭 함께하고 싶었다”며 “열심히 할 테니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팬들에게 당부 인사를 전한 바 있다.
6월 4일 공개 예정인 ‘디 아이돌’에서 제니가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팬들의 반응은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