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승리에 공헌하는 방법은 타격만 있는 게 아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조수행(30·두산 베어스)이 그림 같은 호수비 2개로 팀의 4위 도약에 힘을 보탰다.
조수행은 3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출전한 최근 10경기 타율이 0.091(11타수 1안타)로 1할이 되지 않는다. 시즌 타율도 어느새 0.167(66타수 11안타)까지 떨어졌다.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런데 NC전에 끝난 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조수행을 칭찬하고 싶다. 박수를 보낸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수행은 안타 없이 팀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비결은 물샐틈없는 수비였다. 이날 2회 말 2사 만루 위기에서 김주원의 장타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포구에 실패하면 자칫 주자가 모두 득점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수비 활약은 4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제이슨 마틴의 우익수 방면 까다로운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아웃 처리했다.
이날 경기가 1점 차 박빙으로 진행된 걸 고려하면 두 수비 모두 '결정적'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1점 차 승부에서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조수행이 보여줬다"고 짚었다. 조수행은 "연패 끊는 데 보탬이 돼서 기분 좋다. (두 장면 모두)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김주원의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으로 생각했다. 뒤로 뛰었는데 (타구가) 안으로 들어오더라. 점프라도 해서 잡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이었다. (마틴의 타구는) 처음부터 앞으로 스타트를 끊었는데 다행히 잡았다. 두 장면 중엔 아무래도 실점을 막은 2회가 더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조수행은 '실패'를 돌아봤다. 그는 "두 상황에 대한 만족보다는 4회 서호철 선수 타석(3루타)의 아쉬움이 더 크다. 어떻게든 잡았더라면 (곽)빈이에게 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자책했다. 두산은 4회 2사 2루에서 서호철의 우중간 3루타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조수행은 타구를 끝까지 쫓았지만, 포구엔 실패했다. 그는 "만족하지 않고 아쉬운 걸 곱씹으면서 더 완벽한 수비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는 수비는 물론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