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코리아투어 2023의 주최 측으로부터 예정됐던 중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회는 이달 말 AS로마(이탈리아) 셀틱(스코틀랜드) 울버햄프턴(잉글랜드)도 참가할 예정이었던 친선대회다. 울버햄프턴·AS로마의 불참에 이어 또다시 ‘돈 문제’로 논란이 일게 된 셈이다.
1일 축구계에 따르면 인천 구단은 코리아투어를 주최하던 스타디움엑스·언터처블스포츠그룹(USG) 컨소시엄으로부터 친선대회 초청비의 중도금을 받지 못했다. 인천 구단은 주최 측으로부터 계약금 20%와 중도금 20%·잔금 60%를 차례로 받을 예정이었다. 계약금은 받았으나 중도금 지급 기한은 주최 측이 두 번이나 어겼다.
당초 주최 측의 중도금 지급 기한은 5월 말까지였지만 주최 측의 요청으로 기한이 한 달 더 미뤄졌다. 그러나 한 차례 연기된 6월 30일까지도 주최 측은 구단에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계약에 명시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주최 측이 돈 문제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건 인천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울버햄프턴 구단은 지난달 29일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서 예정됐던 프리시즌 투어를 취소한다. 투어 프로모터가 주최 측의 업무 지연과 경기 티켓 미판매 등 재정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도 “AS로마가 7월 말 예정됐던 한국 투어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약속된 선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울버햄프턴과 비슷한 이유로 주최 측과 갈등을 빚은 것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AS로마 역시 아직 공식 발표만 없을 뿐 주최 측에 대회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가 예정이던 4개 팀 중 2개 팀이 돈 문제로 방한을 취소했고, 인천 구단 역시 돈을 제때 받지 못한 셈이다.
주최 측은 남은 인천과 셀틱의 경기만이라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인천 구단이 이미 신뢰를 크게 잃은 주최 측과 동행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인천은 당초 이번 친선대회에 창단 20주년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었으나 상황이 꼬이면서 괜히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이번 친선대회는 오는 26일부터 8월 1일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4개 팀이 친선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계획됐다. 주최 측은 이미 지난달 경기 일정과 장소까지 공식 발표하며 개최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재정적인 난관을 넘지 못하면서 결국 대회는 ‘없던 일’이 됐다. 이번 대회를 추진하는 주체는 앞서 무산됐던 마요르카·나폴리 방한을 추진했다 실패한 컨소시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