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에게는 ‘슈퍼스타’라는 칭호가 꼭 어울린다. 파리 생제르맹(PSG) 이적이 발표된 지 나흘도 채 되지 않아 그의 유니폼이 동났다.
PSG는 지난 8일(한국시간) 이강인과 5년 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다.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이강인의 PSG행 유력 보도가 쏟아졌다.
이강인의 빅클럽 입성 소식에 설렌 팬들은 이강인의 이름표기와 등번호를 유추하기 시작했다. 그는 발렌시아 시절 셔츠에 ‘KANG IN(강인)’만 새겼다. 마요르카에서 뛸 때는 성까지 붙여 ‘LEE KANG IN(이강인)’을 유니폼에 각인했다. PSG에서의 이름 표기법을 두고 팬들 사이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재빨리 이강인의 이름이 새겨진 PSG 유니폼을 손에 넣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PSG 입단을 고대하던 팬들은 곧장 반응했다. 이강인의 등번호(19번)와 이름 표기법이 밝혀진 후 파리에 있는 구단 공식 스토어에서 ‘이강인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렸다. 국내 팬뿐만 아니라 현지 팬들까지 이강인 셔츠를 구매하며 이름과 등번호 스티커가 순식간에 동났다고 한다.
파리에 휴가차 들른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도 유튜브 채널 달수네 라이브를 통해 PSG 스토어 방문 영상을 올리며 “이강인 유니폼이 품절됐다”며 “파리에서 한국 분뿐만 아니라 현지 팬들도 이강인 유니폼을 구매했다. 이강인을 향한 현지인들의 기대가 상당히 크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박 위원도 셔츠는 사지 못했고, 구단 굿즈만 구매했다.
PSG도 당연히 그의 영향력을 아는 눈치다. PSG는 지난 11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강인 사인 유니폼을 획득할 수 있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구단이지만, 이강인을 통해 한국·아시아 팬을 포섭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달 말부터 일본 투어를 진행하는 PSG는 급히 한국에 들르는 여정을 추가했다. PSG는 오는 25일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전을 시작으로 28일 세레소 오사카(일본), 내달 1일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차례로 격돌한다. 이틀 뒤 부산에서 K리그1 전북 현대와 평가전을 가질 예정인데, PSG 유니폼을 입고 뛰는 이강인을 보고 싶어 하는 국내 팬을 염두에 뒀다. 강행군을 감수할 만큼, 한국에 들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강인은 전 소속팀 마요르카에서도 단연 존재감이 돋보였다. 마요르카에는 이렇다 할 스타 플레이어가 없어서 이강인의 영향력이 더욱 빛났다. 국내 거대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이강인은 늘 마요르카 경기를 보러오는 팬들을 살갑게 맞았고, 이는 구단 마케팅과 수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 시즌 이강인의 셔츠 판매량이 3배 증가하면서 재고 확보에 문제가 생겼다는 현지 보도도 있었다.
스타가 즐비한 PSG에서도 이강인의 존재감은 이적과 동시에 빛나고 있다. 애초 파리를 찾는 국내 관광객이 많아 시즌 개막 후에는 PSG 경기를 관전하는 한국인은 배가할 전망이다. 아울러 구매력이 높은 20대 여성 팬을 대거 거느린 이강인 덕에 PSG는 ‘이강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량을 보고 뽑은 선수가 아시아 시장 개척의 활로 구실까지 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