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오는 25일(한국시간) 콜롬비아와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첫 경기를 일주일 앞둔 벨호는 ‘결전지’인 호주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한국의 이번 대회 키워드는 역시 ‘고강도 훈련’이다. 벨 감독은 2019년 10월 부임 후 줄곧 ‘고강도’를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벨 감독은 전방 압박을 앞세워 상대와 부딪히는 ‘강한 축구’를 추구하는데, 이를 구사하려면 강도 높은 훈련으로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4년 가까이 ‘고강도’라는 키워드를 밀어붙인 것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성과를 낸 파울루 벤투 전 감독과 닮았다. 벤투 전 감독의 축구는 ‘빌드업’이란 단어로 정리됐다. 그 역시 4년간 짧은 패스, 전방 압박 등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에 현대 축구를 이식했다. 벤투 전 감독의 축구가 한국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숱했지만, 뚝심 있게 밀고 나가 기어이 16강 진출이라는 결실을 봤다.
벨 감독에게도 이번 월드컵이 4년간 준비한 것을 가감 없이 평가받는 대회다. 태극 낭자들은 ‘고강도 훈련’ 효과가 상당하다며 자신에 차 있다. 실제 벨호는 지난 8일 아이티와 출정식에서 2-1로 이기며 저력을 증명했다. 당시 전반에 1골을 내주며 밀렸지만, 후반에 강인한 체력을 앞세워 거듭 몰아붙이며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고강도 훈련의 효과가 고스란히 나타났다는 호평을 끌어냈다.
기대감을 높인 벨호의 시선은 월드컵으로 향해 있다. 2019년 프랑스 대회 때 조별리그 3전 전패로 탈락한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토너먼트 진출을 1차 목표로 잡았다. 벨 감독은 지난 5일 월드컵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선수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콜롬비아전을 이기는 것이다. 그것에만 집중할 것이며, 그걸 이뤄낼 정도로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1차전 상대인 콜롬비아는 FIFA 랭킹 25위로 한국(17위)보다 8계단 아래 있다. 그러나 지소연(수원FC)은 “(콜롬비아에) 위협적인 선수 3~4명이 있다. (수비수) 한 명으로 막긴 어렵다”며 “얼마나 많이 뛸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체력적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대보다 체력에서 우위를 점해야 승산이 있다는 뉘앙스였다.
콜롬비아가 매우 거친 플레이를 일삼는다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콜롬비아는 지난 16일 아일랜드와 월드컵을 대비해 비공개 평가전을 치렀는데, 경기가 20분 만에 중단됐다. 아일랜드 미드필더 데니즈 오설리번이 콜롬비아 선수의 거친 태클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일랜드는 콜롬비아가 ‘너무 거칠었다’는 이유로 경기 중단을 택했다.
일주일 뒤 콜롬비아와 맞붙는 한국은 오는 30일 모로코(72위)와 2차전을 치른다. 내달 3일에는 독일(2위)과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