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다시 한번 ‘근무’와 관련해 다시 한번 이슈가 됐다. 이번에는 A매치 기간 중 첼시(잉글랜드)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레전드 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대한축구협회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지난 4일부터 영국에서 9월 A매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클린스만호는 8일 웨일스전,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연전을 펼친다.
8일 오전 3시 35분 카디프의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친선경기에서는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출범 후 여전히 ‘0’승인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전에서 사실상 최고 전력을 내세웠다. 손흥민·조규성·이재성·황인범·김민재 등 현재 대표팀 주축 멤버들이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홈팀 웨일스의 경기력이 더 앞섰다. 클린스만호는 웨일스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수비에 성공하고도 패스 미스를 범해 허무하게 공격권을 날렸다. 후반전엔 상대 헤더가 골대를 맞는 행운의 장면까지 나왔다. 사실상 김승규의 연이은 선방이 아니었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 있었다.
그런데 경기 뒤 클린스만 감독과 관련해 의아한 소식이 전해졌다. 첼시 구단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전드 매치 명단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올라간 것이다.
첼시는 현지시간으로 9일 런던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레전드 오브 유럽’ 경기를 연다. 이 경기는 첼시와 뮌헨에서 활약한 레전드 선수가 나서는 경기다. 지난 월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전 첼시 선수 잔루카 비알리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첼시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명단에는 페트르 체흐·존 테리·지안프랑코 졸라·마이클 에시엔·윌리엄 갈라스·클로드 마켈렐레·하미레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눈길을 끈 건 뮌헨의 명단이었다. 해당 명단 중 3번째 위치에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현재 A매치 일정을 소화 중인 클린스만 감독이 레전드 매치에 나선다는 의아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8일 오전 본지와 통화에서 “한국에서 새벽에 급하게 확인하느라 정확한 파악이 늦었다. 결론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에 전념한다’이다”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는 “레전드 매치 당일 대표팀 훈련이 예고돼 있다. 현지의 대표팀 담당자로부터 확인한 내용”이라고 부연했다. 과거 레전드 매치 초청은 받았지만, 참석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 홈페이지에는 해당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도 재택근무 및 외유 논란에 휩싸인 만큼, 다시 한번 축구 팬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드는 소식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대표팀 일정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클린스만호는 출범 후 5경기에서 3무 2패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외국인 사령탑 중 첫 4경기서 승리가 없던 건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다. 다소 부정적인 기록을 5경기까지 늘려간 점이 아쉽다.
특히 축구계 최대 관심사인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 색깔’에 대해서도 여전히 알 수 없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축구 색깔에 대해 “지금은 과정이다. 세대교체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답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답변에 만족하는 축구 팬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표팀 선수단 중 대부분은 지난 주말 유럽 무대 각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이다. 하지만 웨일스전에선 그런 기세를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6번째 A매치에서 첫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한국은 오는 13일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경기를 펼친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4승 7무 6패로 열세다. 가장 마지막 만남은 5년 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친선경기(0-0 무승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