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긴 주인공은 한국 여자 근대5종의 간판 김선우(26·경기도청)다. "너무 아쉽다"고 운을 뗀 김선우는 씩씩하게 인터뷰를 이어나가다가 마지막에 눈물을 글썽였다.
김선우는 24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여자 개인전에서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386점을 따내 중국의 장밍위(중국·1406점)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4 인천 AG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김선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선우는 전날 펜싱과 이날 승마, 수영까지 점수 합계 837점으로 선두 볜위페이(중국·853점)에 이어 2위를 달리던 중이었다. 마지막 레이저 런에서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사격에서 아쉬움을 남겨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는 "너무 아쉽다. 사격 도중 장전을 하는게 그냥 계속 격발이 되더라. 힘이 들어간 건지 아니면 여기 날씨가 습했던 건지 모르겠다. 한 번 무너지니까 멘틀을 잡지 못한 채 템포를 잃었다. 사격에서 조금씩 어긋나다 보니 육상에서 점점 따라잡기 힘들어졌다"고 했다. 사격에서의 부진을 육상으로 만회해 한때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결국에는 사격에 발목이 잡혔다. 김선우는 "항저우에 오기 전부터 계속 몸이 좋지 않아 마지막에 힘이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씩씩하게 인터뷰를 했지만, 개인전 첫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이 컸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김선우는 "더위를 정말 많이 탄다. 땀도 진짜 많이 흘린다. 한 종목을 마친 후 10분 휴식 후 바로 다음 종목에 돌입한다. 체력적으로도 힘든데 날씨까지 더워 힘이 떨어졌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선우는 이날 중국 선수들과 외로운 싸움을 했다. 한국 선수는 총 4명이 나섰는데 김세희(개인 11위)와 장하은(13위)이 경기 도중 낙마했고, 성승민(12위)도 말이 장애물을 여러 차례 지나쳐 입상권에서 멀어졌다. 단체전은 개인전 상위 3명의 점수 합계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선수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3위를 했다. 김선우는 "개인전보다도 시상대에 3명이 올라갈 수 있는 단체전에서 정말 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동료들이 승무에서 부진해) 너무나도 속상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그저 그냥 다독여주기만 하고 나머지 시합을 준비했다"고 돌아봤다.
김선우는 25일 귀국해 전국체전과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한다. 목표는 내년 파리 올림픽이다.
김선우는 "우리 종목이 항상 맨 마지막에 열렸는데 이번엔 초반에 열려 한국 선수로는 첫 메달을 땄다. 굉장히 영광이다. 근대5종에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셔서 진짜 감사하다. 조금은 아쉬운 성적이나, 그래도 값진 메달이어서 웃으면서 시상대에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나도 아쉬움이 컸던 탓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래도 마지막엔 미소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