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첫 번째 실점이 아쉽다. 수적 열세에도 선수들이 열심히 했으나, 결과적으로 실점한 것이 우리 수비의 문제이고, 현실이지 않나 싶다.”
공격적인 교체 카드로 선두 울산 현대를 마지막까지 추격했으나, 끝내 패한 ‘패장’ 김도균 수원FC 감독의 소감이다.
김도균 감독이 이끄는 수원FC는 24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2-3으로 졌다.
수원FC는 이날 전까지 울산과 2번 만나 모두 3실점 하며 졌다. 경기 전 김도균 감독이 거듭 “오늘 경기를 앞두고 수비적인 부분에 집중했다”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김도균 감독의 바람은 전반전부터 무너졌다. 정동호의 아쉬운 볼 처리가 이동경의 선제골로 이어졌고, 35분에는 중앙 수비수 우고 고메스가 마틴 아담을 막다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으며 수적 열세까지 놓였다.
이에 김도균 감독의 선택은 ‘맞불’이었다. 점수 차가 0-2까지 벌어지자, 수비를 빼고 바우테르손, 김현, 장재웅을 연이어 투입하면서 맞불을 뒀다. 효과는 탁월했다. 먼저 이승우의 크로스를 받은 오인표의 헤더 만회 골이 나왔고, 바우테르손이 단독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슈팅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수적 열세에 놓인 수원FC가 공격적인 교체 카드에 힘입어 동점까지 만든 순간이었다.
하지만 선두 울산은 강했다. 후반 35분 루빅손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다시 앞섰다. 수원FC는 마지막까지 반격을 노렸으나, 다시 한번 울산에 고개를 숙였다.
김도균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결과적으로 아쉬운 경기가 됐다”라고 운을 뗀 뒤 “수비에 대해선 계속 얘기하는 부분이지만, 첫 번째 실점이 가장 아쉽다. 우리 지역에서의 패스 미스로 인해 실점했고, 초반부터 어려운 부분이 생겼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2실점을 한 뒤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굉장히 노력했다”라면서도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실점을 내준 부분이 사실 우리 팀의 문제점이고 현실이지 않나 싶다. 선수들 열심히 뛰어줬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도균 감독은 0-2에서 동점까지 만든 선수단을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일단 최보경이 체력 문제로 교체 요청을 한 부분도 있었지만, 어쨌든 선수들이 적극성을 갖고 동점을 이뤄낸 부분은 괜찮았다”라고 돌아봤다.
이에 앞서 우고 고메스가 퇴장당한 상황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주심의 판정을 지지한다. 그 상황에선 옐로카드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심판에게 물어본 건데, 내부적으로 다 체크를 했다고 하니 심판의 판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수원FC는 0-2로 뒤진 승부를 2-2까지 따라가며 놀라운 추격전을 벌였지만, 결국 주민규에게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도균 감독은 “사실 3번째 실점은 우리 수비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 아니었다. 수비 위치적인 부분에서 조금 아쉬운 상황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수원FC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60점대(62실점) 실점을 돌파했다. 이에 김도균 감독은 “어쨌든 수비에 대한 고민은 계속됐다. 스쿼드상 한계가 있는 점도 있지만 조직적인 부분은 사실 여러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보완해 주고, 커버해 줘야 한다”면서도 “사실 실점에 대해 얘기하는게 선수들에게 스트레스다. 최대한 보완점을 찾아야 하지만, 어쨌든 (실점) 상황이 반복되는 건 지금 당장은 안고 가야 한다. 선수들에게 좀 더 집중력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라고 현실을 짚었다.
한편 리그 18패(8승 5무 승점29)째를 당한 수원FC의 다음 상대는 4위 FC서울이다. 수원FC는 직전 서울 원정 경기에서 2-7 패배라는 굴욕을 맛본 기억이 있다. 김도균 감독은 “일단 우고 고메스(퇴장)가 나오지 못하고, 정동호도 경고 누적이다. 어제 서울의 경기를 봤을 땐 굉장히 좋은 상태였다. 우리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분을 잘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라면서 “홈에서 하는 만큼 팬들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준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