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이 북런던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올 시즌 나란히 상승세의 아스널과 토트넘이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당당히 북런던 더비 선발로 나선다.
토트넘과 아스널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23~24시즌 EPL 6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올 시즌 열리는 첫 번째 ‘북런던 더비’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먼저 브레넌 존슨·손흥민·데얀 쿨루셉스키를 전방에 내세웠다. 이어 제임스 매디슨·파페 사르·이브 비수마가 중원을 맡는다. 백4는 데스티니 우도지·미키 판 더 펜·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꼈다. 눈길을 끄는 건 존슨의 선발 출전이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난 17일 셰필드 유나이티드 전에서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가졌는데, 이날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외 히샤를리송, 마노르 솔로몬, 에릭 다이어 등은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에디 은케티아·가브리엘 제수스·부카요 사카가 전방에 나선다. 중원은 파비오 비에이라·데클란 라이스·마르틴 외데가르드가 맡았다. 백4는 올렉산드르 진첸코·가브리엘 마갈량이스·윌리엄 살리바·벤 화이트다. 골문은 다비드 라야가 책임진다. 카이 하베르츠, 조르지뉴 등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린다.
북런던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더비는 축구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다. 토트넘은 올해로 141주년, 아스널은 137주년을 맞이한 ‘장수’ 클럽이다. 이어 통계 매체 옵타는 이날 경기에서의 ‘최초’인 부분을 조명했다. 매체는 “두 팀이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시점에 열린 최초의 EPL 북런던 더비”라고 설명했다. 이어 “EPL 공식 출범 전 기록을 통틀어 두 구단이 모두 무패인 상태서 만나는 세 번째 북런던 더비”라는 상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만큼 역사상으로도 흔치 않은 상승세의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은 두 팀의 194번째 북런던 더비다. 아스널이 통산 81승 51무 61패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아스널은 지난 시즌 2연승에 이어 30년 만에 리그 맞대결 3연승에 도전한다.
경기를 앞둔 두 팀은 올 시즌 나란히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먼저 토트넘은 리그 첫 5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했다. 이 기간 13득점을 터뜨렸고, 실점은 단 5다. 공격에서는 손흥민(3골)을 비롯 매디슨(2골 2도움) 쿨루셉스키(2골) 등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수비에서도 영입생 판 더 펜과, 로메로 듀오가 매 경기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고 있다. 비카리오 역시 적응기 우려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이탈로 인한 공격력 부재라는 우려를 씻어낸 것도 호재다. 토트넘은 지난 16일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히샤를리송의 1골 1도움 원맨쇼에 힘입어 극적인 승리를 가져간 바 있다. 이날 히샤를리송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리고, 대신 존슨이 먼저 선발로 나선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첫 번째 북런던 더비에 나선다. 그는 최근 열린 토트넘 팬들과의 포럼에서 “아스널이 이 순간 우리와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결과는 약속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손흥민은 아스널과 공식전에서 18번 만나 6승 5무 7패를 기록했다. 5득점과 5도움을 보탰는데, 지난 시즌에는 2번 만나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이날은 손흥민의 19번째 북런던 더비다.
한편 토트넘이 공격력에서 강점을 보인다면, 아스널은 수비에서 빛난다. 경기를 앞두고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올 시즌 아스널의 수비력을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스널은 5라운드까지 가장 적은 유효 슈팅(10개)을 내줬고, 실점·기대 득점 허용 등 부문에서 모두 3위 내 성적을 기록했다. 공식전 성적도 뛰어나다. 아스널은 리그 5경기에서 4승 1무(9득점 4실점)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선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을 4-0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당시 주축 선수 사카·제수스·외데가르드·레안드로 트로사르가 모두 골 맛을 봤다. 수비진에선 화이트·살리바·마갈량이스·진첸코로 이어지는 백4가 탄탄하다. 라이스는 그동안 아스널이 애타게 찾은 홀딩 포지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세가 점쳐지는 쪽은 아스널이다. 토트넘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전에서 아스널을 꺾은 건 지난 2018~19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 2-0 승리가 마지막이다. 당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현 첼시 감독이 이끈 토트넘에선 전반전 손흥민, 후반전 델레 알리(에버턴)가 골을 터뜨린 기억이 있다. 리그 경기로 한정한다면 지난 2010~11시즌 열린 EPL 14라운드 경기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당시 토트넘은 원정에서 0-2로 뒤졌으나, 후반전 가레스 베일·라파얼 판데르 파르트·유네 카불(이상 은퇴)의 연속 골에 힘입어 대역전극을 펼친 바 있다. 그만큼 아스널의 우위가 점쳐지는 배경이다. 토트넘은 최근 10년 기준으로 아스널과의 공식전 원정 경기에서 1승 4무 7패, 절대적 열세다.
경기를 앞두고 매체들이 공개한 통합 베스트11에서도 아스널의 비중이 크다. 먼저 지난 23일 스카이스포츠가 소셜미디어(SNS) 팔로워들의 집계를 통해 취합한 통합 베스트11에선 아스널 선수가 9명이나 배치됐다. 토트넘 소속은 손흥민과 매디슨뿐이었다. 특히 수비진 전원이 아스널 선수인 것이 눈에 띈다. 하루 뒤 트랜스퍼마르크트가 공개한 통합 베스트11에선 조금 달랐다. 손흥민, 매디슨에 이어, 포로·로메로가 포함됐다. 이들은 이날 나란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친정팀’ 토트넘의 승리를 전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ESPN의 방송에 출연, 자택에서 경기 예측 인터뷰에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은 토트넘의 2-1 승리를 전망하면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독일 축구대표팀 부임 소식이나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UCL 경기 등에 대한 의견도 밝히기도 했다.
과연 클린스만 감독의 전망대로, 토트넘이 아스널 원정에서 승점을 딸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