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항상 잘 풀릴 수는 없다. 힘든 상황일 때 선수들끼리 급해지지 않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많이 느낀 경기였다."
홍현석(헨트)은 지난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16강전 키르기스스탄과 맞대결에 출전, 5-1로 대승을 거두며 3연속 우승을 향한 쾌진격을 이어갔다.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대한민국과 키르기스스탄의 경기. 후반 대한민국 홍현석이 팀 다섯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예선과 마찬가지로 '골 파티'가 이어진 가운데 홍현석이 그 마지막 화룡점정을 장식했다. 그는 4-1로 앞서던 후반 30분 골키퍼 손에 맞아 흐르던 공을 쇄도하던 중 낚아채 가볍게 골망 안으로 차 넣었다. 이날 대표팀의 승리를 확고히 만드는 축포였다.
예선전 3경기를 포함해 대회 4경기 21득점 1실점. 압도적인 페이스지만, 황선홍 감독은 21득점이 아닌 첫 번째 실점에 주목했다. 이날 한국은 2-0으로 전반을 몰아치다 득점 흐름이 끊겼고, 설상가상 실책성 플레이로 점수를 내줬다. 전반 28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백승호가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볼 터치를 실수했다. 이를 막사트 알리굴로프가 놓치지 않고 공을 빼앗았고, 그는 페널티 박스 안까지 그대로 진격한 후 만회점까지 연결했다.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대한민국과 키르기스스탄의 경기. 후반 대한민국 홍현석이 팀 다섯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축구는 흐름의 경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승기를 잡았을 때 상대를 침몰시키지 못하면 상대에게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그래서 어려움을 겪는 거다. (선수들에게) 오늘이 그런 교훈을 주는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다음부터는 이런 경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황 감독은 "전반전 끝난 후 경기에 루즈한 부분이 조금 많았다. 실점 장면 빼고도 실수가 상당했다. 공격을 진행하면서 전진하려고 할 때 뒤로 하는 패스가 많았다. 하프 타임 때 그런 부분에 대해 조금 집중을 시켰다. 우리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려면 볼 소유가 상당히 중요하다. 교체를 통해 그런 부분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늘 우리가 조직적으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의 문제가 많이 있었다. 역습 상황 등이다. 예선을 통해 그런 상황을 많이 맞닥뜨리지 않아 선수들이 상황이 조금 생소하고, 상황 인지가 조금 부족했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입장에서 조금 어려움도 겪었다"며 "8강에 올라가서는 그런 상황들이 많이 벌어질 거다. 심리적으로 그런 것들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오늘 경기 후 3일 텀이 있다. 그 안에 그런 부분을 조직화해 8강, 4강, 결승을 대비하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대한민국과 키르기스스탄의 경기. 후반 대한민국 홍현석이 팀 다섯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27일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홍현석은 "우리가 항상 잘 풀릴 수는 없다. 힘든 상황일 때 선수들끼리 급해지지 않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많이 느낀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27일 경기에 대해서도 "오늘은 급하게 하지 않으려 했다. 경기는 계속 이기고 있었는데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분위기가 좀 싸하다고 해야 할까"라며 "그럴수록 우리가 더 침착하자고, 상대에게 말리면 안 된다고 얘기를 나눴다. 그후 계속 침착하게 경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현석은 지난 9월 A매치를 다녀온 후 바로 아시안게임을 뛰는 강행군을 소화 중이다. 하지만 아직 거뜬하다. 홍현석은 "지난해 3일 간격 경기를 많이 소화했다. 그때 몸에 많이 배어서 지금은 3일 간격 경기가 있어도 딱히 힘들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유럽파 선배들도 최근 활약에 힘이 됐다. 홍현석은 "김민재 선배, 손흥민 선배가 '아시안게임 때 분명 고비가 온다. 그럴 때 잘 뭉쳐서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며 "오늘 경기도 조금은 고비라고 느꼈지만, 앞으로 더 힘든 경기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