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1차전. 2023년 KBO리그 최고의 두 팀이 펼친 맞대결이었지만, 경기 초반부터 실책이 속출했다. 체감 온도 6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가 변수로 작용했다.
플레이오프(PO) 때와 차원이 다른 추위였다. PO 5차전이 열린 지난 5일 수원에는 가을비가 내렸지만, 평균 기온은 18.2도로 따뜻했다. 선수들은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6일을 기점으로 수도권 기온이 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KS 1차전이 열린 7일엔 최저 기온이 3.6도까지 떨어졌다. 최고 기온도 9.9도에 불과해 오후 훈련 상황도 좋지 못했다. 선수들은 목토시를 단단히 껴입고,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경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KS 1차전에서 양 팀 합계 5개의 실책이 나왔다. 이 중 긴 휴식기로 경기 감각까지 떨어져 있는 LG 트윈스가 4개를 기록했다. 기록된 실책만 5개일 뿐, 보이지 않은 실책은 더 많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1회 말 KT 위즈 2루수 박경수(39)가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하면서 병살에 실패했다. 4회 초엔 중계 플레이를 하던 LG 베테랑 내야수 오지환(33)도 악송구로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KT 주자 앤서니 알포드(29)의 본헤드플레이로 역전 위기는 넘겼지만, 이어진 투수 케이시 켈리(34)의 홈 송구를 포수 박동원(33)이 한 번에 잡지 못하면서 역전 위기를 재차 맞기도 했다. 평소답지 않은 수비가 이어졌다.
추위에 굳은 모습이 역력했다. 수비 범위도 평소보다 좁았고, 내야수들이 땅볼 타구를 단번에 잡지 못한 장면도 여러 번 나왔다. 양 팀 사령탑들이 우려했던 추위로 인한 경기력 변수가 고스란히 나온 장면들이었다.
10일 열리는 3차전은 더 추워질 전망이다. 이날 예보에 따르면, 경기가 열리는 오후 6~7시 수원의 기온은 영상 2~3도까지 떨어진다. 체감온도는 6시 영상 1도, 7시 영하 1도로 떨어진다. 이후 영하 4도까지 떨어질 전망. 올 들어 가장 추웠다던 7일 1차전의 최저 3.6도보다도 더 추워졌다. 강추위가 예상된다. 선수들에게도 실책 경계령이 내려졌다.
반면, 강추위도 야구팬들의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KBO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1만7600석이 모두 매진됐다고 전했다. 경기 시작 4시간 반 전인 오후 2시에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다. 뜨거운 응원 열정으로 강추위를 극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