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감격스러운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달성했다. 5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박해민은 "데일리 MVP를 받았지만 29년을 기다려 주신 우리 팬들이 진정한 MVP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KS 5차전에서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의 호투와 공수에 걸친 박해민의 활약을 앞세워 6-2로 이겼다. 1차전을 2-3으로 내줬으나 2~5차전 내리 4연승을 거둬 우승했다.
LG는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감격스러운 우승을 달성했다. 2002년 삼성 라이온즈에 2승 4패로 패한 뒤 21년 만에 오른 KS에서 '우승의 한'을 풀었다.
박해민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선보였다. 0-0으로 맞선 3회 말 1사 2, 3루에서 고영표에게 2타점 선제 적시타를 뽑았다. 특히 4회 초 2사 1·2루에서 대타 김민혁의 좌중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멋지게 잡아냈다. 박해민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도 의기양양했다.
그는 "잡을 수 있다고 100% 확신하고 다이빙을 시도했다. 공을 잡는 순간 '오늘은 우리가 이겼다. 우승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큰 액션이 나왔다"고 짜릿한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대타 작전이 성공하면 분위기가 확 넘어온다. 다이빙 캐치로 잡아 추격점을 끊었다"며 "김민혁이 정말 좋은 타격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한테 타구가 올 줄 몰랐다. 전력 분석에서 뽑아준 타구 분포도를 믿고, 그 자리에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2014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 첫 KS 우승을 달성한 뒤 9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2021년 삼성 주장으로 가을 야구에 진출했지만,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고 두산 베어스에 막혀 KS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박해민은 2022년을 앞두고 LG와 4년 총 60억원의 계약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LG는 발이 빠르고 수비력이 좋은 박해민 영입을 통해 공, 수, 주 짜임새 강화를 노렸다.
박해민은 LG 유니폼을 입고 2년 연속 전 경기에 출장했다. 지난해 타율 0.289 24도루 97득점을, 올 시즌엔 타율 0.285 26도루 80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는 타율 0.389 2도루 7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5차전에서도 결승타는 물론 두 차례나 베이스를 훔쳤다.
박해민은 "삼성 시절 우승과는 느낌이 다르다. 29년 만의 우승 스토리, 그 퍼즐을 맞추기 위한 영입이라 생각했다. 지난해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번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어 "삼성에서 능력 좋은 형들을 따라 묻어갔다면, 지금은 김현수, 오지환 등과 팀을 이끌어나가면서 우승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주장 오지환은 "해민이 형과 (김)현수 형, (김)진성이 형 등 경험 많은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