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상어’ 박성배 숭실대 감독이 값진 준우승을 거뒀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짧은 기간 모교 숭실대와 함께 빛나는 자취를 남겼다.
박성배 감독이 지휘하는 숭실대는 23일 숭실대 운동장에서 열린 2023 U리그1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오해종 감독의 중앙대에 0-1로 졌다. 숭실대는 사상 최초 U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노렸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경기 후 박성배 감독은 “우선 감독으로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들뜨고 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항상 이기고 지는 게 있다. 중앙대 선수들이 피니시 장면에서 침착함을 보인 게 차이였던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은 감독이 원하는 대로 120% 해줬다”고 총평했다.
2021년 K3리그 양주시민축구단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박성배 감독은 지난 6월 모교 숭실대 지휘봉을 잡았다. 숭실대는 U리그1 16경기 무패(13승 3무)를 질주하며 U리그1 2권역 챔피언에 등극했다. 박성배 감독 부임 후 9연승을 달린 만큼, 왕중왕전 우승은 놓쳤지만 빛나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박성배 감독은 “후배들에게 모교에 와서 일하는 게 영광이라고 했다. 우리 팀은 개인 능력보다 원팀으로 뛰는 게 좋다.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게 좋다. 우리 후배들에게 항상 ‘지금처람만 하자’고 이야기한다. 너무 대견스럽다”며 “나는 오늘 이 시간 이후부터 선수들 취업에 신경을 쏟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대학 선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다음 스텝을 밟는 것이다. 박성배 감독은 “선수들이 그런 중압감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생활)하다 보면 선수들의 표정이 어둡다. 마음이 짠하더라. 내가 이 선수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건 결국 취업이더라. 성인 문턱으로 어떻게 넘어갈 수 있게 하느냐가 내가 베풀 수 있는 선물인 것 같다. 나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축하도 잊지 않았다. 박성배 감독은 “오해종 감독님과 중앙대의 우승을 축하한다. 2, 3선 빌드업이 정말 좋다. 우리도 잘 준비했다. 축구는 파이널 서드에서의 침착함이 필요한데 그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축하한다”며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