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위기에서 상대한 ‘강호’ 흥국생명. 1세트 초반 꾸준히 점수를 잘 따라가고 있었지만 불안했다. 외국인 ‘주포’ 반야 부키리치가 다소 기복을 보였고, 아시아쿼터 선수 타나차 쑥솟도 마찬가지였다. 세터 이윤정도 분전했지만 공격 배분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풀세트 접전 끝에 2위 흥국생명을 제압했다. ‘배구천재’ 배유나의 폭발 덕분이었다. 배유나는 17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25점을 폭발, 팀의 세트 스코어 3-2(25-23, 21-25, 25-22, 19-25, 15-11)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5점은 프로 17년 차 배유나의 데뷔 후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종전 기록은 GS 칼텍스 시절이던 2015년 10월 27일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전에 기록한 23점이었다. 부키리치(21득점) 타나차(17득점)보다 더 많은 점수를 올렸다.
미들블로커로 블로킹으로만 4득점을 올렸고 서브 에이스도 있었다. 공격 효율은 45%에 달했고, 유효 블로킹 8개로 흥국생명의 맹공을 이겨냈다. 배유나가 공격에서 잘 버텨준 덕분에 부리키치와 타나차도 경기 후반 살아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 개막 4연패 뒤 2~3라운드 6연패로 체면을 구겼던 도로공사는 주장 배유나의 맹활약 덕분에 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배유나는 방송 인터뷰에서 “그동안 될 듯 말 듯 하다 지는 경기가 많아지다보니 힘이 빠졌다. 선수들이나 감독, 코치님, 팬분들도 힘드셨을텐데 오늘은 반드시 이겨서 연패를 끊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모습이 나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부리키치의 고전, 세터 이윤정의 부진에도 배유나는 주장으로서 오히려 이들을 북돋았다. 배유나는 “부키리치가 경기 중간에 어깨가 아프다고 해서 (이)윤정이에게 나한테 공을 많이 올려달라고 말했다. 나 역시 책임감 있게 공격하려고 했고 잘 통했다”라고 돌아봤다.
“중앙(미들블로커)에서 이렇게 좋은 경기력을 하기 힘들다”는 해설위원에 칭찬에도 그는 “연습 때부터 스스로 몸이 좋다고 생각했다. 경기 중간중간 윤정이에게 공격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눠서 잘 통했다”라고 강조했다. 동료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에도 주장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팀의 승리를 지켜낸 배유나였다.
연패는 끊어냈지만 도로공사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승점 2를 획득한 도로공사(승점 14)는 5위 IBK기업은행과 격차를 9점으로 좁혔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배유나는 “우리 팀의 리시브나 수비적인 부분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공격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계속 좋은 공격력을 선수들과 맞춰갈 수 있도록 힘을 내야할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배유나 본인 역시 “오늘 경기를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반등의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