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2024시즌을 함께할 외국인 타자가 베일에 싸여 있다. 28일 기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 영입을 확정하지 않았다. 미국 현지 구단들이 크리스마스 휴가에 들어가면서 NC의 외국인 타자 계약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임선남 NC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크리스마스쯤 되니까 (현지 구단의) 답이 없거나 회신 속도가 느려졌다"고 말했다.
경쟁 구단들이 빠르게 외국인 타자와 계약하면서 부담이 커졌다. 수요보다 공급이 적은 외국인 선수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조급함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NC는 스토브리그가 시작할 때 세운 목표대로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포지션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팀 사정상 1루수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지만, 외야수도 후보 리스트에 있다. 외국인 타자를 외야수로 영입하면 권희동의 포지션을 1루수로 전환하는 것까지 폭넓게 고려하고 있다.
다만 외야수 후보는 '제이슨 마틴보다 더 나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통과해야 한다. 2023시즌 NC에서 뛴 마틴은 타율 0.283(435타수 123안타) 17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했는데 리그 타점 4위(1위 노시환·101타점)에 오를 정도로 찬스에 강했다. 9월 이후 타격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고 KT 위즈와 치른 플레이오프(PO)에선 18타수 1안타 빈타에 허덕였다. 그 결과 시즌 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NC는 마틴과의 재계약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지만, 가능하면 새 선수를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NC는 손아섭과 박민우를 비롯해 주요 타자 중 '왼손'이 많다. 2023시즌 개막전 라인업에선 1~5번 타자 중 박건우를 제외한 4명이 좌타자였다. 임선남 단장은 "상황에 따라 고를 수 있으면 좋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는 전제하에 "오른손이 조금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지션이나 타격 유형만큼 중요한 건 수비다. NC는 '공격만 하는' 외국인 타자는 뽑지 않을 방침이다. 강인권 NC 감독은 지명타자를 손아섭이나 박건우 같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쪽으로 활용한다. 외국인 타자가 지명타자를 차지하면 자칫 팀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여러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를 찾다 보니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거로 보인다. 임선남 단장은 "감독님이 지명타자 자리를 휴식을 주는 개념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타자가 지명타자로 들어가면 엔트리 운영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가) 수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