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여제’ 안세영(21·삼성생명)이 2024시즌 첫 우승에 단 한걸음만 남겨뒀다. 결승 상대는 상대전적에서 안세영이 10승 3패로 크게 앞선 타이쯔잉(대만)이다. 지난 월드투어 파이널의 설욕전 무대이기도 하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3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장이만(중국·세계랭킹 17)을 2-0(21-17, 21-11)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안세영이 국제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건 지난해 10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금메달) 이후 처음이다. 당시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고도 금메달 투혼을 보여줬던 안세영은 이후 5주 간 휴식과 재활을 거쳤으나 좀처럼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지난해 우승 10회, 준우승 3회라는 화려한 성적 모두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전 성적이었고, 아시안게임 이후 출전한 3개 대회에선 모두 결승에 오르지도 못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국 마스터스에선 16강에서 탈락했고, 일본 마스터스와 BWF 월드투어 파이널에서도 모두 준결승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공교롭게도 작년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안세영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겼던 상대가 이번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 상대인 세계랭킹 4위 타이쯔잉이다. 당시 안세영은 4강전 3세트에서 19-10으로 크게 앞서고도 타이쯔잉에게 6연속 득점을 두 차례나 허용한 뒤 허무하게 패배했다. 안세영 입장에선 이번 대회 결승에 시즌 첫 우승과 함께 설욕전의 의미도 담긴 셈이다.
시즌 첫 우승을 향한 기세가 좋다. 이날 4강전에서도 안세영은 두 세트 모두 여유 있게 잡아내며 결승에 선착했다. 1세트 초반 9-3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고도 한때 12-10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상대의 연속 범실로 다시 분위기를 잡았다. 19-15로 앞선 상황에선 오른쪽을 공략하며 21점 고지를 밟아 기선을 제압했다.
승기를 잡은 안세영은 2세트는 더욱 수월하게 풀어갔다. 4-4로 맞선 초반 내리 4점과 3점을 잇따라 따내며 11-5로 달아났고, 상대가 1점을 만회하자 다시 3점을 따내며 14-6으로 앞섰다. 장이만의 추격 의지를 번번이 꺾은 안세영은 결국 36분 만에 경기를 마치고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안세영의 결승 상대인 타이쯔잉은 앞서 열린 4강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2위 천위페이에 2-1(17-21, 21-15, 21-18)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안세영과 타이쯔잉의 대회 결승전은 14일 대회 혼합복식 결승전 직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혼합복식 세계 7위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은 싱가포르의 희 용 카이 테리-탄 웨이 한 제시카를 2-0(21-16, 21-16)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일본의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 조와 우승을 놓고 다툰다.
반면 여자복식 세계 2위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는 중국의 장수셴-정위(세계 7위)에 0-2(17-21, 17-21)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