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이 라치오(이탈리아)를 완파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3연패 뒤 최근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로 분위기도 바꿨다. 공교롭게도 최근 거둔 2승 모두 김민재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뒤에 나왔다. 괜히 입지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지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6일 오전 5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라치오를 3-0으로 완파했다. 김민재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뒤 교체로도 나서지 않은 채 벤치에서 경기를 마쳤다. 앞서 1차전 원정에서 0-1로 졌던 바이에른 뮌헨은 1·2차전 합계 3-1로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38분 해리 케인의 선제골로 1·2차전 스코어 동률을 이룬 뒤, 전반 추가시간 토마스 뮐러의 추가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후반 21분엔 케인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볼 점유율 60%에 슈팅 수는 24-5, 유효 슈팅은 7-0. 바이에른 뮌헨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시즌 내내 부동의 핵심 수비수였던 김민재는 벤치에서 팀 승리를 지켜봤다. 경기 전부터 이미 현지 언론들을 통해 선발 제외 가능성이 제기되던 김민재는 실제 이날 선발에서 빠졌다. 지난달 25일 라이프치히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23라운드 홈경기 이후 2경기 만에 또 선발에서 빠졌다. 라이프치히전엔 후반 막판 교체로라도 그라운드를 밟았으나 라치오전은 벤치만을 지켰다.
문제는 하필이면 김민재가 빠진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2승 1무 3패를 기록 중이다. 공교롭게도 김민재가 선발에서 빠진 경기에서 2승을 챙겼고, 김민재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선 1무 3패에 그치고 있다. 김민재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경기력이 나빴던 게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팀 성적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묘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김민재가 선발에서 빠지면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은 에릭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꾸리고 있다. 더리흐트는 라치오전 완승 직후 현지 매체 바바리안풋볼로부터 ‘카이저’ 평가를 받으며 “토마스 투헬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 차기 감독 모두 더리흐트를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 수비를 지휘하고, 바이에른 뮌헨의 다른 수비수엔 없는 공격 위협까지 더한다”고 극찬했다. 파트너로 나선 다이어는 지상볼도, 공중볼도 단 한 차례 경합을 펼치지 않고도 팀 승리 일원이 됐다.
자연스레 자칫 김민재 팀 내 입지에도 영향이 있는 건 아닐지에 대한 팬들의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김민재 개개인의 능력이야 한 시즌 내내 입증됐지만, 당장 무시할 수 없는 팀 성적의 연관성이 드러났으니 투헬 감독 등 구단 입장에서도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9일 마인츠05와 분데스리가 2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나흘도 채 안 돼 열리는 경기라 체력 안배 차원에서 수비진에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큰데, 김민재가 한창 ‘혹사 논란’에 휩싸였던 걸 돌아보면 당분간 더리흐트-다이어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