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1위 탈환 희망을 이어갔다. 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김수지(35)는 '경쟁팀' 현대건설 격파 숨은 공신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2, 27-25, 25-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에이스 김연경이 고미마다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6득점 했고, 레이나 토코쿠와 윌로우 존슨이 각각 14점과 16점을 기록했다.
흥국생명은 승전 76을 기록, 77로 1위를 지키고 있는 현대건설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정규리그 남은 일정은 단 한 경기. 오는 15일 GS칼텍스전이다. 일단 승점 3을 확보하고, 현대건설이 최종전으로 치르는 16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패하거나 이겨도 승점 2 추가에 그치는 5세트 승부를 하길 바라야 한다. 승점이 같아지면, 현재 27승으로 현대건설보다 승수가 2승 더 많은 흥국생명이 1위가 된다.
12일 현대건설전에서 공격수만큼 돋보인 건 김수지였다. 매 세트 고비, 승부처마다 블로킹을 해냈다. 1세트는 17-20, 3점 차로 밀린 상황에서 상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위파위 시통의 공격을 막아내며 추격 발판을 만들었다. 2세트는 한창 기세가 뜨겁던 상대 에이스 모마 바소코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제동을 걸었다.
백미는 2세트 막판이었다. 20점 진입 직전까지 지고 있었던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오픈 공격이 양효진에게 막히며 21-23까지 밀렸다. 세트 포인트(22-24)까지 내준 상황에서 김연경이 득점하며 1점 차로 따라 붙었지만, 여전히 불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수지는 2세트를 듀스로 끌고 가는 블로킹을 해냈다. 상대는 모마였다. 흥국생명은 이어진 승부에서 27-25로 승리했다.
김수지는 3세트 초반 정지윤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은 뒤 서브에이스까지 해내며 초반 기세를 이끌었다. 이 경기에서 공격 3득점 포함 총 8점을 올렸다. 그는 지난 5일 IBK기업은행전에서도 블로킹 4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끈 바 있다.
흥국생명에서 센터를 활용한 공격은 주로 이주아가 맡고 있다. 경험이 많은 김수지의 주 임무는 네트 위 싸움에 기여하는 것. 정규리그 3라운드까진 풀타임 출전이 많지 않았던 그는 우승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반기, 흥국생명의 제공권 장악을 이끌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