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시즌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1위는 대한항공이다. 통합 4연패 필수 조건을 갖췄다. 자력으로 정상 등극을 노렸던 우리카드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세트 스코어 2-3(24-26, 25-23, 25-21, 21-25, 14-16)으로 역전패했다.
치명적 패전이었다. 우리카드는 경기 전까지 승점 69(23승 12패)를 기록하며 71(23승 13패)을 기록 중인 1위 대한항공에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풀세트를 치르더라도, 승리만 하면 승점 2를 추가하고, 다승에서 앞설 수 있었다.
1세트를 내준 우리카드는 2·3세트를 잡고 우승에 다가섰다. 하지만 4세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에게 13점을 내주며 고전한 뒤 결국 4점 차로 패했다. 심적 압박이 큰 상황에서 치른 5세트도 듀스 승부 끝에 2점 차 리드를 허용했다.
승점제로 순위를 가리기 시작한 2011~12시즌 이후 1·2위 격차가 1에 불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4연속 1위를 확정하고 챔피언결정전(챔프전)에 진출했다. 역대 최초로 통합 1위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우승을 눈앞에 두고 고배를 마신 우리카드는 아쉬운 패전에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는 평가다. 에이스 나경민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나며 공격력이 약해졌고, 주전 세터 황승빈까지 이적했다. 누구도 우리카드를 봄 배구 후보고 보지 않았다.
하지만 신영철 감독은 2년 차 세터 한태준을 새 주전으로 만들었고,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의 성장을 지원하며 나경복의 후계자로 키웠다.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도 부상으로 팀을 떠나기 전까지 제 몫을 다했다. 결국 새로 팀을 창단하는 수준의 변화를 줬고, 이게 성공했다.
정규리그 내내 1위를 지키다가 대한항공을 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지만, 반전 드라마를 쓴 우리카드의 2023~24시즌은 박수 받을만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